문화재단 설립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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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설립 ‘기대 반 우려 반’

‘알맹이가 없다’vs‘긍정적 효과 있을 것’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30 6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최근 대전시가 발표한 대전문화재단 설립 기본계획에 지역 예술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 예술계는 시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문화재단이 설립되는 것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설립 시기나 과정, 정체성 등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이 ‘기대’의 핵심은 그동안 관에서 주도하던 문화예술 지원 정책이 전문가 중심의 문화예술 전담기구로 독립되면서 일관성과 전문성, 효율성, 창의성, 자율성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시가 기본정책을 수립해 문화 인프라와 법적, 재정적 지원을 하게 되면, 문화재단이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 등 각종 문화예술사과 각종 위탁사업, 조사·연구 활동 등을 담당하는 ‘민-관 역할 정립’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예술인들은 시가 내놓은 재단 설립의 필요성이나 사업계획에 대해 ‘알맹이가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연간 5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될 문화재단의 사업계획이 기존 시의 업무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데다 시의 정체성을 살리거나 실익을 보장할 만한 새로운 아이템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기본계획을 마련하기까지 여론수렴과 검증절차가 약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기본계획 확정 이전 여론수렴 절차는 민간이 주도하는 세미나와 토론회 3차례와 문화예술단체 사무처장 간담회 1차례가 전부였다. 세미나와 토론회의 경우 호응도가 매우 낮아 사실상 여론수렴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주 지역 예술인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추진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자 ‘너무 급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예술단체 관계자는 “타 시도가 2~3년에 걸쳐 추진한 일을 너무 급하게 추진하는 것 같다”며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화계 인사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수권이 확대되고 문화 복지의 틀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지역의 예술계가 내부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와 그에 걸 맞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내달 초 자문위원회의와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보강하는 등 시행착오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다만 각 예술단체들이 이해관계에 얽히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는다면 단 기간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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