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상인 잡는 중리시장 ‘아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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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상인 잡는 중리시장 ‘아케이드’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30 5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비가림 시설인 아케이드 공사가 무분별하게 추진돼 일부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29일 대덕구 등에 따르면 중리시장 아케이드 공사는 전체 길이 610m에 총사업비 38억(국비 60%, 시ㆍ구비 30% 등)을 들여 지난 2007년 12월 착공해 올 2월 준공됐다.

▲ 상가주택 3층 창문 앞에 설치된 아케이드 지붕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 상가주택 3층 창문 앞에 설치된 아케이드 지붕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재래시장 아케이드 시설의 소방법 관련 규정이 지난해 바뀌면서 지붕과 측면 불투명 유리(갤러리창)를 함께 설치하는 아케이드를 대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한다.

문제는 아케이드 측면 가림 유리와 높아진 지붕 등으로 인해 2ㆍ3층에서 영업ㆍ거주하는 주민들이 일조권, 조망권, 영업방해 등 피해를 보고 있다.

상가 2층에서 체육관과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A씨(49)는 아케이드 공사로 인해 원생이 30% 감소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최소한의 영업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A씨는 “건물의 창쪽을 가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재래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아케이드 공사를 흔쾌히 동의했는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아 낮에도 전등을 켜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이어 “신학기인데도 신입원생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며 “2ㆍ3층에 있는 영업자와 거주자들도 재래시장의 한 구성원인 만큼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하지 않는냐”라고 반문했다.

최근 이런 문제 등으로 영업을 포기하고 떠난 상인들도 몇 명 된다고 A씨가 전했다. 통상적으로 1층 상가의 경우 상품이 한눈에 들어와 구매욕을 일으키는 데 반해 2ㆍ3층 이상 상가는 물건이 보이지 않아 돌출 간판 등을 통해 광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 아케이드는 2ㆍ3층 상인들은 전혀 고려치 않고 설치돼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장 상가주택 3층에 살고 있는 B씨(53)도 아케이드로 인해 불편이 크다.

B씨는 “아케이드 설치 이후 창문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계족산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붕도 처음 얘기와 달리 많이 높아져 지붕으로 반사되는 햇볕 때문에 집안 온도가 상승해 올 여름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B씨는 행정관청에 아케이드 개선 관련 민원을 3번 이상 넣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

대덕구 관계자는 “중리시장 아케이드 설치로 주변이 깨끗해지고 대부분 상인들의 반응이 좋다”며 “일부 생활환경 침해는 인정하지만 2층 이상 상인들이 제기하는 불투명 창을 일부만 떼어내면 미관상 보기 싫어 전체를 함께 떼었다 붙이는 방향으로 협의 해나가겠다”고 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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