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의 매출을 보면 남성들도 불황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50대의 중년 남성들이 불황에 민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 남성용 불황 속설이 하나 더 생길지 모를 일이다.
◈ 불황, 남자들은 염색약부터 찾는다
남성들, 특히 중년남성들이 불황기에 찾는 제품은 다름 아닌 ‘염색약’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 3월 남성 염색약 매출이 지난해 대비 56.6%나 증가했다.
수요에 큰 변화가 없는 염색약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건 이례적인 일. 또 염색약 제품도 미용을 위한 갈색 등의 계열 아닌 흰머리를 염색하는 검은색 제품이어서 주 구매층은 중장년층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구조조정 바람 등 불황 한파에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불황 속에서 중년들이 무언의 위기감 속에서 조금이라도 젊게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분석이다.
‘사오정(45세면 정년퇴직) ’, ‘오륙도(회사가 계속 다니는 50~60대는 도둑) ’, ‘삼팔선(민간기업 정년은 38세)’ 등의 구조조정 관련 담론 탓도 큰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나이가 들어 보이면 불리하다는 인식이 넓게 퍼진 것도 검은 염색약 약진의 배경으로 추정된다.
또 편의점 등에서 염색약이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얇아진 주머니 탓에 미용실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염색약을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 중년남성의 핵심 아이템 ‘배바지’의 시대는 가고
흰머리를 검게 염색한 중년 남성들은 또 무엇을 할까? 정답은 ‘20대 스타일의 청바지’다.
중년 남성들이 불황에 찾는 많이 찾는 아이템이 ‘젊게 보일 수 있는 과감한 패션스타일의 의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과감한 패션 아이템을 찾는 중년 남성들이 최근 크게 느는 추세다.
옥션에 따르면 3월 하루평균 기준 청바지 구매율은 40대~50대 남성의 경우 무려 60%의 성장률을 보이며 다른 남성 연령층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중년 남성들이 선호하는 의류들은 20대가 즐겨 입는 카고 바지나 몸매가 드러나는 꽉 조이는 청바지로 나타났다. 또 과감한 디자인이나 색감의 재킷과 니트도 40~50대의 주 구매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40~50대의 핵심 아이템이었던 ‘배바지’ 청바지의 시대도 저무는 셈.
과히 불황 속 중년 꽃남 바람 수준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이 계속되는 한 중년 남성들이 더욱 젊게 보이려는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컷뉴스 육덕수 기자<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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