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가로수로 선호했던 플라타너스와 튜립나무는 갈수록 뿌리 뽑히고 나무가 작고 꽃이 피는 이팝나무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공기정화나 쉽게 자라는 나무보다는 관리가 쉽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나무로 가로수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년간 가로수 묘목 2위 자리를 지키던 플라타너스는 옛 명성을 잃게 됐다. 올해부터는 이팝나무에 그 자리를 내놓을 처지다. 지난 1993년 168그루에 불과했던 이팝나무는 지난 15년간 100배 가까이 늘어나 현재는 1만 4000여그루가 식재됐다. 플라타너스 1만 5000여 그루를 바짝 따라잡은 것이다.
지난 15년간의 가로수 현황을 보면 가로수 세대교체를 실감할 수 있다. 1993년 시정백서에 따르면 당시 대전시 가로수는 모두 6만 4016그루.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가 각각 28%와 39%를 차지했다. 이후 매년 50~200여 그루씩 가로수로 심던 플라타너스는 1999년을 마지막으로 가로수 묘목으로 쓰이지 않고 있다.
반면 이팝나무는 1997년 185그루가 식재된 것을 시작으로 매년 플라타너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올해에도 이팝나무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대전시 5개 자치구는 올해 가로수 갱신작업으로 1500여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을 예정. 이 중 622그루가 이팝나무다.
대전 지역 가로수의 수종 세대교체가 이뤄진 데는 가로수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작용했다. 기존에 가로수로 쓰일 묘목은 도심의 공기 정화와 빠르게 자라는 나무가 우선 선택됐다. 플라타너스는 잎파리가 넓고 10년이면 나무 둘레가 50~60㎝까지 자라는 등 가로수로 인기 묘목이었다. 반면 지금은 가로수에 예쁜 꽃이 피고 나무 둘레가 작은 묘목이 선호되고 있다. 이팝나무는 4월이면 하얀 꽃을 피우고 나뭇잎이 무성하지 않아 도심에서도 주민 민원이 없어 선택되는 것이다.
중구청 최창수 녹지담당은 “모든 나무가 장단점이 있지만, 지금은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민원발생이 적은 나무를 주로 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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