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희]한 교실 앉게 된 박-권-염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임연희]한 교실 앉게 된 박-권-염

[기자수첩]임연희 인터넷방송국 취재차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26 4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24일 저녁 유성의 한 호텔에서는 충남대 예술최고위과정 입학식이 열렸다. 송용호 총장이 입학생에게 수강생도, 신입생도 아닌 ‘사회지도자 여러분’이라고 불렀을 만큼 국회의원, 전직 대전시장, 구청장, 고검 검사장, 경찰서장, 변호사, 은행장, 병원장, 기업 대표 등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모인 듯했다.

권선택 국회의원은 “정치와 예술은 같은 맥락이기 때문에 예술을 배우러 왔다”고 했고, 염 전 대전시장은 “평소 듣고 싶었던 강좌”라고 했다.

이장우 동구청장은 “구청장이니 만큼 문화예술과 건축을 공부해서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동규 유성구청장은 “동구청장 오는데 유성구청장이 안 올 수 있느냐. 맨 정신에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제일 어려워 예술을 배워야겠다”고 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유명 대학 최고위 과정조차 강좌를 폐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데 대전에서는 처음 개설된 예술최고위과정에 지역 인사들이 대거 등록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모집공고도 내지 않은, 300만원에 가까운 수강료를 지불하는 강좌에 정원을 10명이나 초과해 입학했으니 송 총장의 말대로 대전이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 대신 문화중심지가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오는 10월까지 음악, 미술, 건축 등 20회의 강의가 진행되는 이번 과정에는 박성효 대전시장의 ‘문화예술 창조도시’란 주제 강의도 예정돼 있다.

이번에 등록한 염 전시장과 권 의원이 박 시장의 특강에도 출석할 것인지를 놓고 사람들은 벌써부터 궁금해 한다. 공부를 위해 모였다면 강의가 아니라 ‘대전시의 문화예술’을 놓고 시 행정에 누구보다 밝은 박-권-염 3자가 정말 격의 없이 토론을 벌이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임연희 인터넷방송국 취재차장
▲ 임연희 인터넷방송국 취재차장
입학식에서 권 의원은 박 시장의 강의가 들어 있고 염 전 시장이 함께 수강한다는 사실에 적이 놀라는 눈치였으며 염 전 시장은 친한 사람들이기에 불편하지 않다고 받아 넘겼다. ‘껄끄러운 학생 2명’을 받게 된 박시장의 입장은 어떤지 아직 모르겠다.

박-권-염 세 사람이 한 교실에 모일 수도 있는 박 시장의 강의에서 시민들은 어쩌면 정치적 경쟁자인 이들이 정치판이 아니라 강의실에서 대전의 문화예술을 놓고 벌이는 토론을 더 의미 있게 지켜볼 것이다./임연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4.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5.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