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매가 진행 중인 물권과 낙찰된 토지는 덕수 이씨 종부(宗婦)인 최씨(70)의 소유로, 그는 8년 전 이충무공의 15대 후손인 남편이 사망하면서 문제가 된 물권 대부분을 소유하게 됐다.
최씨는 종가집 재산을 담보로 개인 및 은행에 대출을 받아 사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불황의 여파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씨는 빌린 이자를 내지 못해 채권자들이 경매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담보로 설정된 이 충무공의 유허(遺墟) 3건과 문화재 보호구역 내 농지 등 7건(9만8597㎡)이 법원에 경매로 나왔다. 감정가는 19억 6000만원이다.
이에 앞서 최씨가 소유했던 현충사 담장 인근에 있는 농지 5필지(경외지역)는 이미 지난 24일 A모씨가 낙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낙찰된 토지는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349-2번지 582㎡와 349-3번지 1379㎡, 350-2번지 668㎡, 350-4번지 274㎡, 370-1번지 750㎡ 등 5개 필지에 총 3653㎡이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따르면 낙찰된 토지의 최초 감정가는 2억 7639만원이며, 최종 낙찰가는 감정가의 절반도 안되는 1억 2531만원이다. 오는 31일 매각 허가가 결정되고 한 달 후 대금을 지급하면 소유권은 A씨로 모두 이전된다. 비록 낙찰된 토지는 모두 현충사 경외 지역에 위치하지만 이충무공의 얼이 물신 묻어 있어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처럼 사적 154호로 지정된 이 충무공 유허가 개인 소유로 넘어갈 위기에 처해졌지만 문화재청은 손을 쓸 수 없다. 관련법에는 법원에 경매가 진행 중인 물권에 대해서는 응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보급에 버금가는 유물이 개인소유로 넘어가는 것을 문화재청은 보고만 있어야 한다.
현재 덕수 이씨 대종회에서는 채권자에 의해 경매 신청된 부지 매입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오는 30일 이순신장군이 생활했던 고택과 무예를 연마했던 활터, 아들 이면공의 묘소가 있는 임야 등 유허 3건 등 총 7건이 1차 경매가 실시될 예정이다. /아산=김기태 기자, 천안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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