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전시 00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아주머니께서 지구대로 전화를 걸어 중학생으로 보이는 7-8명이 1층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출입문 벨을 수회 누르거나 문을 발로 차고 도망하여 집안에 있는 아기가 놀라서 살수가 없다는 민원이 접수 되었다.
그 아주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수시로 아이들이 이런 장난을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주변을 순찰 중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8명을 발견하고 지구대로 동행하여 왜 그런 장난을 하였는지 물어 보았다.
그 학생들의 이야기는 요즘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방과 후 三三五五모여 아파트 저층에 있는 출입문의 벨을 누르거나 노크를 하고 도망하는 일명 “벨튀”(벨 누르고 튀어라)라는 놀이가 유행하고 있고 그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마치 자랑꺼리라도 되는 듯 무용담을 주고받는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들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사소한 장난이 상대방에게는 크나큰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주어진 환경에 영향을 받듯이 냉혹하고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웃어른을 공경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우리의 고유한 전통적 윤리가 퇴색되어가는 현시점에서, 차가운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삭막한 도심의 고층아파트가 자라나는 청소년의 정서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한번 쯤 뒤돌아 볼 필요성이 있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靑少年을 위해 도심의 아파트 주변에도 보다 푸른 자연을 접하고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의 조성과 그 속에서 기성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전전한 놀이문화의 개발과 정착을 위해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다함께 고민해 볼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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