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국 야구 대표팀의 위대한 도전이 계속된 24일, 대전 시민들은 한밭 야구경기장 등 곳곳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전광판 중계가 진행된 한밭 야구장에는 추운 날씨 속에도 1000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하며, 한국팀의 위대한 도전을 지켜봤다.
경기 시작 전부터 시민들의 얼굴에는 대표 선수 못지않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다수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우동 한그릇과 함께 추위를 녹이는 한편, 한화 치어리더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경기 승리를 염원했다.
봉중근은 일본의 1회초 공격에서 이치로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뽑아내며, 한국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그러나 한국이 4회까지 일본에 0-1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자, 시민들의 얼굴 표정은 다소 어두워졌다. 이때 추신수가 5회말 공격에서 중월 솔로 동점 홈런을 작렬하며, 고국 팬들의 점수 갈증을 해소했다.
대전 시민들도 꾹 참았던 환호성을 터트리며, 응원열기를 더욱 높여 갔다. 일본이 7, 8회 각각 1점을 추가 득점하며 앞서 가는 상황에도, 시민들의 대표팀에 대한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이 대회 기간 내내 보여준 믿음의 야구를 다시금 믿음으로 화답했다. 8회 이범호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2루타를 터트리자, 시민들은 역전의 신화를 다시 한번 기대하며 더욱 큰 함성으로 응원열기를 이어갔다.
2-3으로 뒤진 한국의 9회말 공격. 관중들은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를 연호하기 시작했고,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다.
이범호는 또 다시 깨끗한 좌전 안타를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경기장은 일순간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제1회 WBC 대회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일본 전에서 연출했던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시민들의 이 같은 기대는 10회 이치로의 한방으로 무너졌지만, 경기 종료 시점까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 했다.
이날 응원전을 주도한 시민 임종묵(20ㆍ취업준비)씨는 “아깝게 져 너무 아쉽지만, 정말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한국팀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선수단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위대한 도전은 결국 일본의 벽에 막혀 실패했지만, 시민들과 한국 선수단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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