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은진송씨 동춘당 문정공파 종중 사무실에서 만난 송용수(동춘당 12대손)씨는 “동춘당공원에 광장이 웬말이냐”며 “동춘당을 송준길 선생의 학문과 인격을 기리는 문화재적 가치로 봐야지 광장 규모를 놓고 시와 구가 왜 싸워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언짢아했다.
2007년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수차례 동춘당을 방문했을 때 동행해 현재 시가 추진하는 동춘당 옛모습찾기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그는 “당시 유 청장은 송촌지구 개발로 동춘당 주변이 훼손된 것을 안타까워해 옛 모습을 복원하고 동춘정신을 함양함으로써 송준길 선생을 재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했다”고 회고했다.
유 전 청장의 방문을 계기로 시작된 동춘당 옛모습찾기사업은 국비 33억 원과 시비 11억 원 등 모두 4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 이를 두고 송 씨는 “동춘 선생이 독서와 교육을 하면서 인재를 양성하고 회덕향약을 만든 이곳은 결코 가벼운 쉼터가 아닌데 기왕 받은 예산을 동춘당 보수와 주변 정비에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송 씨는 또 “동춘당공원에서 에어로빅을 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 않지만 약초 야생화밭이 왜 필요한지도 의문”이라며 “대전의 대표적 보물인 동춘당의 문화재적 가치를 향상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옛모습 찾기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북 영주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선원을 가보고 깜짝 놀랐다는 송 씨는 “자치단체에서 나서 고증과 복원을 통해 없는 것도 그럴듯하게 잘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있는 것도 잘 지키지 못하는 동춘당의 현실을 생각하며 안타까웠다”고 개탄했다.
한편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동춘당 원본 현판 대신 복제품이 걸려 있다는 본보 보도에 대해 송 씨는 “우암 송시열 선생 친필 현판을 종중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다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현재로선 동춘당내 안전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관할 시나 구의 관리를 믿을 수 없어 어쩔 수 없다”며 “동춘당과 현판 보수는 물론 동춘당유물관 등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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