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동 별당은 1940년대 공주갑부 김갑순의 별장으로 지어진 건물로 한국전쟁 당시 20일간 대전에 마련된 임시정부시절 이시영 부통령이 숙소로 사용하며 국무회의를 개최했다고 전해진다.
팔작지붕의 목조건물에 한식 가옥구성과 일본식 특성을 절충한 독특한 건축양식이 돋보이는 이 건물은 근대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아 대전문화연대 등 지역 문화재보호단체들이 보존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또 지난 2007년 지역의 한 요식업체가 이 건물을 매입하고 올 봄 철거할 계획을 밝히자 문화재보호단체들을 중심으로 보존 움직임이 일고 이에 대전시와 한남대가 나서 오정동 선교사촌 부근으로 옮길 것으로 전해져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건물 매입과 이전비용을 놓고 대전시와 한남대, 건물 소유자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3년째 폐가로 방치되면서 기와가 떨어져나가고 서까래도 내려 앉아 건물 훼손이 심하고 마당에는 소파, 폐타이어, 생수통, 카펫 등 쓰레기가 수북해 흉물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구청의 재난위험시설물로 분류되어 있는 건물 담장에는 재난위험이 있어 출입을 금하고 안전에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어 보행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등산객 한정순(62·대전시 동구 인동)씨는 “화창한 봄날 보문산 등산을 왔는데 초입부터 흉가가 눈에 들어와 대전의 얼굴이라는 보문산의 좋은 이미지가 싹 가시는 느낌”이라며 “예전에는 제법 멋스러운 건물이었는데 이렇게 폐가가 된 것을 보니 아쉽다”고 말했다.
대사동 별당 앞 다세대 주택에 사는 이민선(38·대전시 중구 대사동)씨는 “집에서 별당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낮에는 쓰레기장처럼 지저분하고 밤이면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 흉가라서 무섭기까지하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대사동 별당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안여종(대전문화연대 전 사무국장)씨는 “당시의 시대상과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근대 건축물들을 시가 문화재 보호 측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대전시 문화재담당자는 “문화재위원회에서 문화재 지정가치는 없다고 결정했지만 근대 건축물 보존 측면에서 한남대와 건물 소유주간 건물 매입과 이전문제에 대해 원만한 결론을 얻기 위해 설득과 협조를 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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