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핑크 대왕 퍼시는 자신의 옷뿐 아니라 모든 소유물이 핑크색이었고, 심지어 백성들의 소유물까지 핑크색으로 바꾸라고 하더니 모든 산과 들까지 핑크색으로 도배해 버렸다. 그러나 딱 한 가지 핑크색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파란 하늘이었다. 핑크대왕은 너무나 낙담하여 자신의 스승에게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꾸는 방법을 물어보니, 현명한 스승은 며칠 후, 정말로 하늘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사실은 핑크대왕에게 핑크빛 선글라스를 선물한 것이다. 그 이후 백성들은 더 이상 핑크색 옷을 입지 않아도 되었고, 동물들도 털을 핑크빛으로 염색할 필요도 없었다.
<프레임>의 저자 최인철은 현재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주된 연구 관심사는 동양과 서양의 심리적 차이,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 행복등이다.
<생각의 지도>,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번역한 바 있고, ‘프레임’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그간 심리학이 밝혀낸 유용한 지식들을 대중화하는데 일조하기 위한 첫 작품이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전체 수석졸업을 했고, 저자의 강의는 2005년 동아일보에서 소개한 서울대학교 3대 명강의 중 하나로 소개될 만큼 정평이 나있다.
이 책은 6개의 소단원으로 나누어 프레임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해 프레임의 재미있는 현상들을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아저씨가 있다. 이른 새벽부터 악취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쓰레기통을 치우고 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해온 사람이었는데 신기한 것은 늘 표정이 밝다는 점이다. 하루는 그 점을 궁금히 여긴 젊은이가 이유를 물었다. 힘든 일을 하시면서 어떻게 항상 행복한 표정을 지을수 있냐고 물었더니, 환경미화원의 대답은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라고 대답을 하더란다.
이것이 행복프레임의 원칙이다. 행복은 ‘무엇’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라는 점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도 생각하기에 따라 행복한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결과도 나와 있으니 행복을 찾아다니지 말고,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본인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요즘,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이후 장기기증을 신청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재미있는 현상 하나는 미국에서도 제 때 장기를 기증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와는 반대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헝가리,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의 장기기증 비율은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독일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고 평균 60%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한다. 경제적인 수준이나 교육수준, 종교 차이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무엇 때문일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장기기증 비율이 높은 나라는 모든 국민이 자동적으로 장기기증자가 된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기증 서명을 해야 장기기증이 가능하지만, 장기기증 비율이 높은 나라의 국민들은 장기기증을 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해야 장기기증을 안할수 있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사망하였을 때 자동적으로 장기기증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니 자동적으로 장기 기증이 이루어지는 나라에서는 ‘장기 기증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게 되고, 장기 기증이 이루어지는 나라에서는 ‘장기 기증을 꼬 해야 하는 이유’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보이는 프레임 하나가 국민들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좌지우지 한다는 사실. 놀라셨죠?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분들의 고민거리 <비만 해결책>이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소개된다. .
음식의 섭취량을 결정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위력적인 요소는 바로 크기이다. 음식이 담긴 그릇, 즉 한 번 먹을 때 나오는 기본 단위가 클수록 사람들은 음식을 더 많이 먹게된다. 밥그릇이 크면 밥그릇이 적을때보다 더 많이 먹게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고급아파트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아파트 현관에 M&M이라는 초콜릿이 가득 든 용기를 비치하고 거주자들이 오다가다 떠먹을 수 있도록 초콜릿 용기 옆에 스푼을 놓아 두었다. 첫 날은 조그만 티스푼을 두었고, 다음 날은 그보다 정확하게 4배 큰 스푼을 놓아두었다. 결과는 큰 스푼을 비치했을 때 훨씬 많은 초콜릿을 먹었다는 사실이다.
식욕이 식사량을 결정하기보다 그릇의 크기가 식사량을 결정한 것이다. 그 이유는 그릇의 크기가 프레임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제시되는 양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평균적인 양’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릇이 큰 경우에는 남기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고, 그릇이 작은 경우 더 먹게 되면 ‘너무 많이 먹는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경험하게 한다. 아무도 이런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다만 눈 앞에 제시된 그릇의 크기가 프레임으로 작동하면서 그 양이 표준이라고 여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프레임이 던져주는 해답은 간단하다. “모든 그릇의 크기를 반으로 줄여라.” 프레임을 바꾸면 당신의 인생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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