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덕]‘김 선생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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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덕]‘김 선생님’의 하루

[교육단상]이종덕 우송중 교사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25 20면
  • 이종덕 우송중 교사이종덕 우송중 교사
김 선생님은 40대 중반, 교직 생활 20여 년 된 베테랑이다. 정열의 소유자이기도 한 그는 학생들보다 일찍 출근한다. 교실에 들러 시설 등을 점검한다.

▲ 이종덕 우송중 교사
▲ 이종덕 우송중 교사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청소도 한다. 등교 지도는 물론 교무실에서는 학생 지도 계획이며 그 날의 일과를 점검하고 교과 연구도 해야 한다. 교과 연구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 상·중·하위권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수업하기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기준을 세우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들과 아리송한 학생들이 뒤범벅된 교실 분위기는 서로가 답답하다. 잠자는 학생도 깨우고 떠드는 학생에게 주의를 주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휴식 시간에도 가르치기에 쉴 틈이 없다. 가정교육까지 담당한다.

잡무는 그야말로 폭주다. 공문 수발은 물론 모든 선생님들은 특활도 맡고 각종 경시, 경연 대회에 참가할 학생들 지도에도 정신 차릴 겨를이 없다. 교육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진다지만 이 모두 젊음과 정열 하나로 버티기엔 너무 벅차다. 가끔 분통도 터진다. 감사 자료 제출이라며 무슨 무슨 통계를 ‘오늘’ 공문 보내고 내일 제출하란다. 심지어 ‘오늘’까지 제출하라는 공문도 있다. 참으로 죽을 맛이다. 어떤 날은 10시 넘어 귀가한다. 바로 녹초다. 그래서 선생님 뭐는 개도 먹지 않는다고 했던가?

김 선생님 뿐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이 이런 하루하루를 보낸다. 교육 개혁이란 미명 아래 충원을 하지 않은 채 오늘을 맞는 현상이다. 여러 가지 지침을 내려 보낸다.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래서 교사는 참 힘들다. 이러고도 공교육 운운한다. 어떤 사람은 학원보다 못 하다고 탓한다.

학원이 무엇 하는 곳인가? 공부를 더 해 보고자 하는 학생들만 가는 곳이다.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고 강사는 그 시간만 가르치면 된다. 강사는 그것만 하는데 학교와의 비교는 어불성설이다. 강사들은 인기 있는 척 한다. 머리수가 곧 수입이니 온갖 수단을 다 부린다. 시선을 끌기 위함이라고 “쇼”도 부린단다. 그곳에선 윤리 도덕 보다 무조건 머리수가 최고다. 족집게니 뭐니 하면서 모든 것이 진학만을 위한 수업만 한다.

학생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바른 인성의 바탕 위에서 창의성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고 “효”를 기본으로 인성을 기르면서 그 토대 위에 진학이고 지식이 있는 것이다. 학교는 그것을 가르치는데 학원은 그런 것이 부족하다.

어느 쪽이 발전해야 하는가? 눈앞의 교육성과만 추구하다 보면 사람 망친다. 공교육 무너진다 하지 말고 공교육을 도와 줘야 한다. 가정교육을 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공교육을 논할 자격 없다. 모든 교육이 잘 되기 위해서는 가정교육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그 바탕 위에 교육해야 학력신장이 된다. 이것을 우선시해야 한다.

모든 선생님들은 ‘김 선생님’과 같이 노력하고 있고 앞길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로서 직분을 다하고 있으니, 공교육 탓 그만하고 우리 모두 의식전환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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