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9년, 김씨는 아직 공무원 지망생이다. 군 제대 후 잠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제외하곤 줄곧 공무원시험을 준비했지만, 아직 높은 경쟁률을 뚫지 못했다.
김씨에게 공무원 시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공무원 시험 준비로 토익 등의 일반기업 취업준비를 하지 않았고, 서른이 된 나이도 그에겐 새로운 진로 선택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무원 준비도 녹록지 않다. 공무원 모집 축소, 공무원 응시제한 나이 폐지 등 김씨에겐 악재가 이어지는 것이다.
김씨는 “이제 공무원 시험 밖에 다른 길은 없다”며 “10년 전 진로를 한쪽으로 정해버린 것이 후회되고, 이렇게 정하게 만든 사회가 원망스럽다”고 한숨을 내셨다.
안정적인 직업의 상징인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공무원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체의 채용과는 거리가 멀어 공무원 준비와 일반기업체 취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없다. 경제불황으로 지원자는 계속 늘어나지만, 행정기관 등에선 공무원 감축을 내놓고 있다.
공무원 응시제한 나이도 폐지돼 직장인이나 주부 등도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상황에서 10년 전 IMF 한파와 경제불황으로 안정적인 직업인 공무원의 길을 택한 이들은 오늘도 도서관에서 공무원 서적 이외에도 다양한 악재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김경욱 기자 dearwg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