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와 주민들에 따르면 도심에서 가까워 인기 있는 곳의 이용객 수는 지난해보다 2~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오전 7시께 서구 둔산동 샘머리공원 샘머리 약수터에 물을 떠가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스위치를 누르자 10개의 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고 시민들이 가져온 물통이 채워졌다.
시민들의 물통도 가지각색으로 1.5리터 음료수통 부터 15리터 대형생수통을 든 사람 등 줄을 서서 대기하는 인원이 어림잡아 30명은 넘어 보였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은 물론 원거리에 있는 주민과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물을 많이 받아 간다고 한다.
주민 A씨(45)는 “요새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매일 이곳에서 물을 받아 간다”며 “아침 일찍 와도 매일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용객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멀리서 왔다는 B씨(55)는 “우리 집 주변에 약수터가 없어 할 수 없이 승용차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며 “한 번 올 때마다 큰 통으로 2개 정도 물을 받아 간다”고 털어놨다.
이곳 샘머리 약수터는 민방위 비상 급수시설로 비상상황 발생 때 상수도시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식수 및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했으며 하루에도 수 천명의 시민들이 찾고 있다.
다른 약수터도 이용자가 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같은날 유성구 신성동 가정골 약수터(과학재단 옆)에도 약수를 떠 가려는 시민들이 몰려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대부분 1.5리터 음료수 통 3~5개를 들고 약수를 채우는 걸로 봐 식수로 사용할 것으로 보였다.
이밖에 서구 월평공원 월평 약수터, 중구 한밭도서관 독서의 샘, 대덕구 중리동 구봉약수터, 법동 안산약수터 등 지역내 약수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물가시대 생수 값이라도 아껴 불황을 극복해보자는 시민들의 ‘발품’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 맑은물정책과 관계자는 “지역에 있는 약수터에 물을 받아가는 시민들이 많이 늘었다”며 “수질검사 등을 통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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