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있는 여성 환영... 300만원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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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있는 여성 환영... 300만원의 유혹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23 5면
  • 김경욱 기자김경욱 기자
경기침체에 사상최대의 구인난으로 주머니는 얇아지고 일자리 구하기는 어려워진 사회상을 이용하려는 정체불명의 구인광고가 곳곳에서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300만원 이상 보장’, ‘자택근무로 최대수입보장’, ‘자격없이 누구나 일할 수 있다’는 식의 현 실태를 교묘히 악용하는 현혹적 문구가 대부분이다.

▲ 정체불명의 구인광고가 대학·주택가가 등에 원룸광고 등과 함께 붙어 있다.
▲ 정체불명의 구인광고가 대학·주택가가 등에 원룸광고 등과 함께 붙어 있다.
구인란의 필수항목인 업무내용은 대부분 적혀있지 않을 뿐더러 전화상담이나 직접 와서 확인하라는 식의 내용만이 담겨 있을 뿐이다.

이런 정체불명의 구인광고는 대학·주택가 등의 오프라인은 물론 행정기관 등의 공신력 있는 홈페이지 등 온라인상에서도 급속히 번지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의 구인광고가 돈을 벌지 않거나 경제사정이 안 좋은 주부, 학생 등을 주 대상으로 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유성의 한 대학가엔 전봇대마다 ‘가족구해요’라는 제목으로 월3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구인내용이 쓰인 구인광고가 붙어있었다.

하지만 자격조건이 ‘센스있는 여성분 환영’으로만 돼 있고 무슨 일을 구체적으로 한다는 내용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일비로도 10만원을 당일 줄 수 있고 고수익이 확실히 보장된다는 내용만이 있을 뿐이다.

온라인 상에도 정체불명 구인광고가 홍수시대다. 대전의 한 행정기관 홈페이지엔 지난 16일 올라온 직원채용공고가 21일 현재까지 계속 게재돼 있다. 조회 수는 다른 내용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이 공고문을 클릭하니 재택근무 가능하고 하루 두 시간 정도 일해 한 달에 80~150만원 이상을 벌 수 있고, 열심히만 하면 300만원 이상의 수입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광고문 역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등 구인광고의 필수 내용은 없었다. 대학생 윤모(22)씨는 “요즘 알바 구하기는 어렵고 등록금, 책 값 등은 올라 경제적으로 힘들어 솔직히 저런 문구를 볼 때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48)씨도 “20년간 가정일만 해 자격증도 없고 마땅히 일을 구할 자신도 없는데 자격증 필요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면 몇 번이고 전화를 누르고 싶은 건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고소고발이 이뤄지거나 민원이 들어오기 전에는 사실상 제재하기 어렵다”며 “최대한 단속하려 하지만 불법인지 아닌지 지자체에서 파악할 수 있는 여력은 부족하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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