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응원전이 열린 대전 한밭야구장을 찾은 한 야구팬은 한국과 베네수엘라 전 직후 이 같은 말을 던졌다.
전날 기자회견장에서 ‘메이저리그를 상대로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는 출사표를 꺼낸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의 말을 염두에 둔 날카로운 관전평이다.
감독은 그 약속을 LA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입증했고, 이날 대전 구장을 찾은 응원단도 경기 직후 이 같은 의미를 알고 있는 듯 환호와 감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날 한밭야구장에는 한국 대표팀의 역사적인 WBC 결승전 진출을 염원하는 500여명의 팬들로 넘쳐났다.
▲ WBC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준결승전이 열린 22일 오전 궂은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시민들이 대전구장에 나와 열띤 응원을 펼치고있다. /손인중 기자 |
날씨가 좋지 않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진 못했지만, 경기장 밖으로 울려퍼지는 이들의 함성만큼은 만원 관중못지 않았다.
팬들은 경기 전 한국의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22명의 메이저거리들이 포진한 베네수엘라에 경계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1회초 공격에서 상대 실책과 추신수의 3점 홈런을 묶어 5점을 선취하자, 응원장 분위기는 일순간 ‘긴장’에서 ‘안도’로 급선회했다.
특히 2회초 대전 한화 김태균이 좌측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을 터트리자, 응원단은 이날 승리를 확신한 듯 더욱 큰 함성과 환호를 터트렸다.
이에 질세라 선발 윤석민의 호투에 이어 7회말 투입된 한화 류현진도 주자 1, 2루 위기를 무사히 막아내면서, 한화 팬들의 자부심을 더욱 드높였다.
실제로 대전 한화 팬들은 ‘WBC 결승진출의 일등공신은 대전 한화’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마무리 임창용의 호투 속에 마무리된 이날 경기는 결국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한국의 승리(10-2)로 끝났다.
이날 경기장 응원 분위기를 주도한 취업준비생 임종묵(20)씨는 “경기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면, 저도 모르게 흥이 나 적극적인 응원에 나서게 된다”며 “베네수엘라가 비록 강팀이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고, 한국 대표팀은 실력으로 한 수위의 기량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대전 팬들의 상당수는 경기 직후 결승전 상대를 묻는 질문에 일본을 손꼽았다. 이번 대회 들어 2승2패로 호각세를 보인 만큼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 최강자를 가리자는 얘기다.
유진수(13ㆍ동문초) 군은 “결승전에서 일본과 다시 만나, 콧대높은 일본 야구를 확실히 제압했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한화 선수단이 WBC에서 맹활약을 보인 만큼, 한화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10년 만의 우승을 재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이글스는 오는 24일 오전10시 한밭야구장 전광판을 통해 WBC 결승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한편, 한화 응원단장 및 치어리더와 함께하는 단체응원전도 진행한다./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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