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충청권은 우울증 환자가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환자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30대 주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엄마 이 모(34)씨는 자녀 3명을 낳고 난 뒤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경찰이 확보한 주변 인물의 진술에도 숨진 이씨가 쌍둥이 출산 뒤 자녀 3명을 키우는 데 힘들어했으며 특히 보름 전부터는 의욕이 없고 모든 게 힘들다는 말을 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이씨 남편이 우울증을 앓던 아내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유한 당일 이씨는 결국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비단 이씨뿐만이 아니다. 최근 연예계에 성 상납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고 장자연씨 자살 사건도 사인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우울증이 한 가지 원인이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 2005년 영화배우 이은주씨, 2007년 가수 유니씨, 탤런트 정다빈씨도 그러했고 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배우 최진실씨도 우울증에 시달렸다.
굳이 유명인사들의 사례를 찾지 않아도 지역에서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사건을 접하기 어렵지 않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지난해 10월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우울증 환자 통계에 따르면 대전지역 우울증 환자는 2만 2716명으로 전체 인구의 1.5%에 달한다. 이는 전국 평균 1.1%를 웃돌며 전국 16개 시ㆍ도 가운데 최고치이다.
충남은 2만 2575명, 충북의 경우 1만 5836명으로 각각 전체 인구의 1.1%에 해당하고 있다. 또 같은 시기 우울증 환자의 성별을 보면, 여자가 36만 4713명, 남자가 16만 753명으로 여자 우울증 환자가 남자보다 2.3배 많았다.
우울증은 극도의 심리적 불안으로 이어져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2004~2006년 경찰청 변사사건 3만 1382건 가운데 정신과적 원인에 따른 자살이 4740명(15%)으로 2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초기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정범석 교수는 “특히 주부의 경우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초기에 남편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며, 본인과 주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게 되고,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도 별로 쓸모없다고 느껴질 정도가 된다면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아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의 상담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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