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동서 둔산청사까지... 지역 발전의 역사 '진두지휘'

은행동서 둔산청사까지... 지역 발전의 역사 '진두지휘'

3. 대전시청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19 1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은행동 시대’에서 출발한 대전시=지방자치제가 입법된 1949년에 대전부(府)가 대전시(市)로 승격됐다. 현재의 대전시 행정체계를 갖추는 첫 단추인 셈이다.

그동안 도장관의 지시를 받아 법령을 집행하고 관내 행정사무를 관장해 산하직원을 지휘감독하던 부윤(附尹)은 시장(市長)으로 바뀌어 독립된 행정체계를 갖춘다.

당시 대전시청은 중구 은행동 옛 상공회의소 자리에 있었다. 시의회와 총무과, 재무과, 사회과, 산업과, 호적병무과, 건설과 등 6개 과로 구성돼 있었다. 그동안 정(町)으로 불리던 마을 단위는 지금의 마을단위인 동(洞)으로 바뀐 것도 이 때다.

시장 선출 방식은 1949년 시로 승격후 임명제로 시작해 시의회에서 투표로 선출하는 간접선거제 그리고 다시 임명제로 바뀌는 등 시대상황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그동안 임명제로 정해지던 대전시장은 1952년 시의회에서 의원들이 투표로 선출하는 간접선거제가 도입돼 손영도 씨가 선출되기도 했지만 이런 간접선거도 얼마 가지 못했다.

1960년 지방자치법이 대폭 개정되면서 시장은 주민직선제로 바뀌어 신기훈 씨를 당선시켰다. 그렇지만 신시장은 2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후 1961년 5·16혁명에 의해 군사정부가 수립되면서 지방자치제는 중단되고 대전시장은 현역 군인이 임명된다.

임명제와 직선제 또는 의회에 의한 간선 등으로 오락가락하던 끝에 지방자치법의 대대적인 개정을 통해 자치단체장의 직선제가 제도화됐다.

▲대흥동 청사 거쳐 둔산청사 시대 개막=은행동에 위치했던 대전시청사는 1971년 충남도청을 옆에 끼고 대흥동 청사를 열었다. 이후 대흥동 청사는 1999년 둔산동 신청사로 이전하기까지 충남도청 건물과 함께 대전의 상징건물 역할을 했다.

대흥동 청사시대는 경제성장과 인구유입에 따른 도시팽창 등으로 늘어나는 행정수요를 충족시키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특히 대흥동청사는 1989년 충남도에서 분리해 대전직할시로 승격되는 경사를 맞아 광역시청의 역할을 10년간 수행하기도 했다. 이때 늘어난 부서를 수용할 사무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근무했던 공무원과 민원인들의 불편이 많았다.

1990년대 둔산택지개발과 더불어 둔산지구가 개발되면서 동구와 중구 등 원도심에 위치해있던 시교육청과 법원,검찰 등 공공기관의 둔산지구 이전이 줄을 이었다. 대전시도 협소한 대흥동 청사를 접고 둔산동에 청사 신축을 계획하고 공사에 들어가 1999년 12월 현재의 둔산청사로 이전하게 됐다. 현 둔산 신청사는 첨단기능을 갖춘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설계돼 쾌적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1,2,3층을 시민휴식공간과 전시공간, 강당 등으로 꾸며 시민에게 개방함으로써 공공기관이 한층 시민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획기적으로 담장을 없앴다. 야외에는 어린이 놀이시설과 각종 수목 및 꽃나무를 심어 자연관찰장을 만드는 등 시민재산을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배치에 신경썼다.

이같은 다양한 기능수행 인해 둔산 신청사는 완공 후 신청사를 준비중이던 부산시와 광주시 등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물론 완공후 지나치게 호화롭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었다. 대전시청사는 둔산시대 10년을 맞아 시민의 문화 교류장,휴식과 만남의 장소 등으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동구>중구>서구>유성구>대덕구’ 자치구도 순서가 있다?=대전시 5개 구청을 표기할 때는 엄연히 순서가 있다. 시청 앞에 내걸린 자치구 깃발도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 순으로 걸려 있다. 체육대회에 입장할 때도 이 순서를 어기지 않는다. 자치구를 표시할 때 순서를 지키는 데는 자치구별로 생긴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서구 둔산지구와 관저지구, 유성구 테크노밸리와 노은지구 등에 많은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서 인구도 많지만, 대전시로 승격한 뒤의 1950년대 대전은 인동, 대동, 은행동,대흥동 등 동구와 중구 지역에 마을이 모여 있었을 뿐이다. 동사무소보다 조금 큰 규모로 100여 명 정도 근무하는 출장소가 동구와 중구에만 하나씩 있었을 뿐 지금의 서구와 유성구 등은 행정구분이 없었다.

중부출장소는 지금 은행동 문화공연장 자리였다. 동부 출장소는 천동 사거리 부근이었다. 1971년 7월 1일에는 인구팽창에 따른 행정수요를 맞추기 위해 동부와 중부를 각각 분리해 북부·서부까지 출장소를 늘려 4개 출장소가 설치됐다.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과 도시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힘입어 대전시 시세도 크게 발전, 1977년 9월에는 대전에서 처음으로 구제(區制)가 도입됐다.

동부출장소와 중부출장소를 각각 동구, 중구로 바꾸고 나머지 서부와 북부출장소의 기능을 흡수했다. 대전에서 자치구가 세워진 것만 따지면 동구와 중구가 가장 빠른 것.

한편, 관할구역이 너무 넓어 원활한 행정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던 중구는 1983년 원거리 편입지역의 시민들에 편익을 주고자 유성에 중구 유성출장소를 두게 된다. 하지만, 유성지역이 구(區)로 분리된 것은 아니었고 출장소에는 총무과와 개발과만 구성됐다. 1988년에는 다시 중구를 분구해 서구를 신설했다. 이를통해 ‘대전직할시설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3개 구(區)와 1개 출장소 63개 동을 갖춘다.

대전직할시로 승격한 1989년에 유성직할출장소가 유성구로 승격된다. 또 대덕군의 오정동, 대화동을 대전시로 편입, 대덕구를 설치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동구, 중구가 대전 개발의 시작점에서 서구가 만들어지고 마지막으로 직할시로 승격하는 것과 동시에 유성구와 대덕구가 신설됐다.

▲지방자치제와 대전= 보통선거에 의한 주민참여의 길이 열리고 민주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대의제 지방자치의 터전이 마련된 것은 1949년 지방자치제가 보장되고서부터다. 1952년에는 최초로 지방의원총선거를 실시해 지방의회를 구성했다. 서울특별시장과 도지사 외에 시·읍·면장은 지방의회에서 투표를 통해 선거하도록 돼 있었다. 1952년 시의회 의원선거를 통해 대전에서도 시의원 22명이 선출됐다.

시·읍·면장을 시민의 대의기관에서 선출하는 간접선거 형식은 갖췄지만, 지방자치 초기에는 의회와 시장 사이 갈등이 심했다. 초대 대전시의회는 임기 4년간에 3명의 시장을 선출하기도 했다. 제2대 시의회 의원선거는 예정대로 1956년 8월 시행되었으나 제3대 시의회는 1961년 5·16사변으로 개원한 지 5개월 만에 해산되고 현역대령이 대전시장으로 임명되는 등 대전시 지방자치는 완전히 중단됐다. 이때 대전시의회의 기능은 충남도지사가 담당하고 대전시장도 도지사가 임명하게 되었다.

대전시의회가 부활하는 데는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991년 시·군·자치구의원 선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때 동구 의원 28명 등 대전시 5개 자치구의 의회도 구성되면서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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