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고환율의 영향으로 영농자재 가격이 부쩍 오른 데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봄 가뭄까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가들 대다수가 영농철을 앞두고 농약값이 크게 오를 전망이어서 농민들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가뭄에 속타는 농민= 겨울 가뭄이 봄철로 이어질 기미를 보이자 농민들은 비상 사태다.
충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강수량은 163㎜로, 평년보다 50%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농가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도내 저수율은 79%로, 평년보다 11% 적은 상태여서 물 부족 현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올해 봄철 강수량 또한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농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 한 실정이다. 실제 도내 농가 가운데서는 저수율이 부족한 논이 태반이어서 논두렁을 미리 만들어 모내기 전까지 계속 물가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업기술원은 ‘장기 가뭄 대비 영농 준비 및 관리요령’을 발표하고, 농가에게 철저한 대비를 당부한 상태다.
◇영농자재 줄줄이 인상= 최근 부쩍 오른 영농자재 가격 또한 농민들의 근심거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 달러 환율이 꾸준히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수입부품이 많은 농기계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실제 A업체 경운기(10마력 기준)의 경우 대당 306만 원으로, 지난해 292만 원 보다 4% 이상 올랐다. B업체 트랙터(35마력기준)는 1550만 원 선으로 작년 1480만 원 보다 70만 원 가까이 올랐다. 농약살포기와 예초기 또한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해 보다는 40∼50% 가까이 인상된 가격에 판대 된다.
영농철을 앞두고 농약 값 또한 인상될 전망이다. C판매 업체 관계자는 “고환율로 인해 농약 값이 10∼20%가량 인상됐다”며 “이 같은 현상은 비료 값 인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S’ 농가 쇄도= 경제난이 겹치면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농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충남농업기술원 작물지원과에 따르면 최근 생계의 어려움 등으로 행정의 도움을 받는 위기농가가 크게 늘고 있다.
작물지원과 관계자는 “농업기술원에서 농가에게 대여 중인 농기계 신청이 매년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며 “올해의 경우엔 경기침체 여파로 농기계 대여 실적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특히 지난겨울에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검측을 요구하는 농가가 폭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천식 대전충청미래포럼 간사는 “도가 최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돕기 위해 위기가정 희망프로젝트를 마련해 실태 조사에 들어가는 등 실질적인 위기가정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농가 대다수가 고령자들로 구성돼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틈새계층을 돕는 제도적인 지원 방안 마련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조양수 기자 coolj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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