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육 측면에서의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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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측면에서의 미술교육

<변상형의 문화스펙트럼>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18 10면
  • 변상형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변상형 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
요즈음 처럼 사회곳곳에서 일반 시민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가동되고 있는 때도 없는 것 같다. 대학기관과 연계된 사회교육원이나 평생학습원, 각 구마다 있는 문화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조차 열리고 있는 문화센터 등 사회교육기관의 수와 강좌의 종류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특히 미술계통의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학기관에서 실시하는 전문적인 이론 및 실기교육과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의 각종 강좌나 공적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모자랄 때보다 넘쳐날 때 문제가 더욱 많은 법이다. 미술을 통한 사회교육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하는가? 일반인들을 위한 미술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던 중 서울의 모 대학의 사회교육원과 외부연구소가 함께 기획한 미술애호가들을 위한 맞춤형 강좌가 눈에 들어왔다.

미술 감상을 위한 방법부터 미술애호가들이 평소 알고 싶어 했던 미술작품의 구입과 투자까지 일반 사회인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강의 내용과 수준을 맞춘 그야말로 맞춤형 강좌였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당연히 떠오르는 것은 현재 우리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반사회인을 위한 미술교육프로그램의 상황이었다. 현재 각종 문화센터의 강좌들은 아마추어를 위한 취미교실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지역의 각 대학교와 연계된 평생교육원에서는 자격증 획득을 위한 강좌나 실기위주의 강습을 실시하고 있다.

대전지역의 미술관에서 실시되었던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한림갤러리에서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했던 것이 생각나지만 이제는 문을 닫은 상황에서 그 공백을 주로 대전시립미술관이나 아주미술관 같은 대형미술관에서 메우고 있다. 아주미술관의 경우는 규모가 있는 사설 미술관으로서 각종 대형전시를 기획하는 등 지역 미술계에 언제나 큰 활력을 주고 있으나, 교육프로그램에 있어서는 전시와 연계된 보조적 역할에 그치고 있는 일회성이 강한 단기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어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움이 늘 남아 있다.

공적 기관으로서의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프로그램을 보면 신청자는 항상 넘쳐나지만 몇 주간의 교육기간이 끝나갈 무렵에는 손으로 헤아릴 정도의 인원만이 남아 형식적인 체면치레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늘 그 이유가 궁금하기만 했다. 강좌의 내용이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혹은 그 반대인 탓으로 기대 끝에 일어나는 실망이 큰 때문은 아닌지, 혹 대상에 대한 구체적 고려가 없이 시간을 설정한 탓은 아닌지 여러 원인이 떠오르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언제나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다고 가정하는 전업주부들만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왔다는 점이다.

직장인이나 대학생 등 다양한 교육 대상들에 대한 프로그램 개발은 부족하고, 단지 주부와 어린이를 비롯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만이 마련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교육비가 무료이니 공적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이나 역할은 다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일반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교육이라도 무료로 이루어지면 시민들이 무조건 반길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교육이라면 일정 정도의 교육비를 지불하고도 그 강좌를 선택하려 할 것이며, 강좌의 내용성이나 형식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성실하게 임하려 들것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듯 신청했다가 자신의 기대와 어긋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수강생들을 무책임하다거나, 성실하지 못하다 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수강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없이 형식적인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해왔음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없이 이루어지는 단발성 교육의 한계를 타 지역의 유명강사 유치만으로 많은 수강생들을 불러 모으는 전략은 일시적인 성공과 효과만을 낳을 뿐이다.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의 목적은 공공미술관으로서 무엇보다 사회 교육적 역할수행에 있다. 따라서 미술교육을 통해 많은 시민을 위한 공공성을 확보하고자 하며, 지역사회에 문화예술을 통한 건전한 가치의식을 형성하려면 교육수용자인 수강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연구를 통한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지나치게 원론적이거나, 실습위주의 실기교육으로 메우려는 강좌들로는 다양한 시각과 욕구를 지닌 교육소비자들을 더 이상 만족시킬 수 없다. 열악한 사설 미술기관이나 문화센터에서 하지 못하는 사회교육으로서의 미술교육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좀 더 치열한 고민과 대안마련을 위해 공적 미술기관이 더욱 분발해야 할 때인 것이다.

사회교육으로서의 미술교육은 전시와 함께 공공미술관이 우선적으로 담당해야 할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교육프로그램이 늘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인상을 받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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