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인턴제’는 10개월 단기 계약이 끝나면 다시 ‘실업’상태가 불가피 해 중도 포기자가 속출, 실업에 걸 맞는 재교육 등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행정인턴 미달 및 중도포기= 충남도는 올 초 ‘공무원 정원의 2%를 뽑아야 한다’는 행안부의 지침에 따라 예산 36억월을 들여 도 본청 74명, 시.군 251명 등 모두 325명의 행정인턴을 채용했다. 도는 올 상반기 중에는 채용 인원을 공무원 정원의 3%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채용된 행정인턴 가운데 취업이나 공부 등의 이유로 행정인턴을 중도 포기하는 현상이 빈번하다. 이날 현재 행정인턴 결원이 발생한 시.군은 부여군(3명), 서천군(2명), 태안군(2명), 당진군(5명) 등이다. 정원이 부족한 일부 시.군의 경우에는 추가 모집을 통해 정원을 가까스로 채운 상태다. 청년인턴 가운데 일부는 이주일도 안 돼 중도포기해 다른 인턴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지자체조차 골머리= 지자체의 반응도 싸늘하기만 하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 행정인턴이 배치됐지만 정작 현장에서 바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근무기간이 최대 10개월 불과한 인턴을 제대로 부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턴 상당수는 근무시간에 업무를 배우기 보다 수험준비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업무를 돕는다 하더라도 전산 입력 등 단순한 사무보조 역할 밖에 되지 않는다. 업무를 익히는 시간만해도 만만치 않은 데다 혹시 사고라도 발생하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도는 이달 중 인턴사원을 상대로 공식적인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인턴사원도 시큰둥=인턴사원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인턴기간이 끝난 뒤 정규직 전환이 안 되는데다 신규 공무원 임용 시험시 가산점 혜택도 없기 때문이다. 취업이 된다하더라도 경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공무원 준비생 A씨는 “사실 일은 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회의가 느껴진다”며 “전산망에 수치를 입력하는 단순한 일을 하다보니 10개월이 지난 뒤 남는게 무얼까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고 했다.
◇행정인턴제 재정립 절실= 행정인턴제가 당초 취지와 달리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근본적인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정부가 행정인턴제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지자체에 떠넘김으로서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청년실업 해소란 단기적 처방 보다는 행정인턴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천식 대전충청미래포럼 간사는 “월 100만원을 주고 10개월 일하게 하는 행정인턴은 진정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다”며 “일자리 같지 않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 차라리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이에 필요한 재교육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턴에게 전공과 특성에 맞는 업무를 부여하고, 경력이 될 만 한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조양수 기자 coolj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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