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검거된 여성 속옷을 훔친 전 모(27)씨가 에이즈 환자임에도 6년 동안 수십 명의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면서도 수많은 여성들과 성관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난 전 씨는 일부러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15일 대전시와 각 구 보건소에 따르면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의 경우 ‘관할 지자체장은 감염시킬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감염인에게 치료 또는 요양을 받도록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을 뿐 강제로 치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 에이즈 환자는 3개월마다 개인 상담과 6개월마다 면역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개인 사정과 연락이 두절되면 현실적으로 추적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게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단 에이즈로 판명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잠적하거나 자포자기 심정으로 무차별 성관계를 갖는 일이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역의 에이즈 환자는 올해 2월말 현재 127명으로 지난해 108명보다 19명이나 증가했으며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건강한 사람이 에이즈 환자와 성관계를 가질 경우 감염될 확률은 0.1~0.2%로 극히 낮지만 성폭력이나 동성애자일 경우 훨씬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에이즈 환자에 대해 주기적으로 면담과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격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없어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며 “에이즈 감염 후에도 치료만 잘하면 사망률이 떨어진다”고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이즈예방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보건소 등에서 에이즈 환자로 확인될 경우 그 자리에서 전파매개행위를 하지 말 것과 성관계 때에는 감염사실을 밝히고 꼭 콘돔을 사용할 것을 교육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며 “일반인들도 성관계에 대한 감염 여부 등을 상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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