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체나 독지가의 기부가 줄면서 필요한 만큼 쌀을 확보하지 못한 주민센터가 사랑의 쌀독 운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있는 것.
또 일부 주민들은 쌀을 필요 이상으로 담아가 되파는 등 사랑의 쌀독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발견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무관심과 일부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이 어려운 이웃을 주민들이 돕자는 만두래 정신을 흐리고 있다.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사랑의 쌀독을 운영했던 중구 부사동 주민센터가 지난 9일부터 쌀 항아리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웠다. 그동안 독거노인이나 실직가정에서 주민센터를 찾아와 필요한 만큼 쌀을 직접 담아갈 수 있었지만, 주민센터로 접수되는 기부가 줄어 사랑의 쌀독을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흘에 한 번꼴로 쌀 20㎏을 채워야 하지만 주민센터에 들어오는 기부는 이보다 훨씬 부족했다.
지자체 지원없이 주민들의 자율적 기부로 사랑의 쌀독이 운영되는 만큼 기부가 없으면 당장 운영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해 8월에도 사랑의 쌀독을 운영할 쌀이 바닥나면서 추석까지 두 달 가까이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쌀을 기부하는 사람이 없어 올해 초에 들어온 쌀로 근근이 유지한 상태였다.
또 주민 중 일부가 사랑의 쌀독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없어지는 하나의 이유가 됐다. 지난 5일에는 주민 2명이 사랑의 쌀독에서 쌀을 담아가 술과 바꾼 일이 확인되기도 했다. 또 사랑의 쌀독이 있는 주민센터를 돌며 쌀을 대량으로 가져가는 주민들도 일부 발견됐다. 사랑의 쌀독이 시민 자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견된 것.
이런 이유로 한때 대전시 주민센터 전체가 운영했던 사랑의 쌀독은 지금은 10여 개 주민센터에만 남아있는 상태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시민들의 관심이 줄면서 사랑의 쌀독을 운영하기도 어려운 상태”라며 “쌀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아 시민들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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