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는 최근 올해 치러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미대 자율전공의 실기고사를 제외하는 등 부분적으로 실기고사를 제외한 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되는 2013학년도 입시부터 실기고사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미대 실기고사가 학생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평가하지 못하고 입시용으로 변질되는데 따른 조치로 실기고사 대신 고등학교 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미술 관련 비교과 활동 등을 비중 있게 평가하고, 미술 전문 입학사정관 제도를 활용해 공교육 정상화와 함께 창의력 있는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바람에 당장 지역의 입시미술 학원가는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둔산동의 한 입시미술학원 관계자는 “(소식을 들은 뒤)학원은 물론이고 학생들도 어수선하기만 하다”며 “당장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막막한 상황이라 좀 더 지켜보자는 말 밖에 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리동의 또 다른 입시미술학원 관계자는 “실기가 제외되면 미술의 정체성이 유지될지 의문”이라며 “새로운 입시제도로 인해 또 다른 사교육이 등장하는 등 미술입시계가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적으로 홍익대라는 타이틀이 상징화됐었는데 일방적인 입시정책으로 미술대학으로서의 상징성이 약화될 수도 있다”며 “너무 급한 변화는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술렁거리기는 지역 미술계도 마찬가지다. 미술협회 한 관계자는 “홍익대가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좋지만 미술계 입시에서 비중이 높은 학교가 입시 제도를 자주 바꾼다는 것은 지방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미술에는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초교육이 중요한데 창의력이 높은 신입생이 대학에서 기초교육을 받게 된다면 아무래도 그들이 성공할 확률은 낮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지역에서 활동 중인 중견작가 A씨는 “기초가 갖춰지지 않은 학생들을 걸러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만 마련된다면 파격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며 “전적으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전면폐지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좋은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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