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학교는 이날 오후 2시 발굴조사 현장에서 가진 설명회에서 나성 성벽 만곡부분의 안쪽(능산리사지 기준)이 성토대지로 조성됐음이 확인되고 고려시대 건물지와 백제의 석렬유구, 배수로, 기와 가마 등이 발굴돼 능산리사지의 범위와 성격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자료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고려의 건물지는 나성의 만곡부 안쪽 평탄지에 위치하며, 백제의 성토대지 위에 축조되어 있다. 건물 앞쪽과 좌측면의 기단(基壇 건축물의 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다음에 터보다 한 층 높게 쌓은 단)석렬과 전체 길이 10.7m 정도의 적심(주춧돌 하부 기초) 6개가 확인됐다.
백제의 석렬유구는 나성 만곡부 안쪽의 가운데 부분을 가로지르며 동서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2열의 막돌을 너비 0.9m 간격으로 면을 밖으로 향하게 한 겹 깔아 만들었다.
능산리 사역의 서쪽 경사면에서 발견된 배수로는 배수구 부분에 도랑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 도랑은 작은 돌들과 백제의 기와로 채워져 있다. 이는 나성 만곡부의 아래 경사면 부분에도 백제시기 건축시설이 있었음을 의미하지만 배수로 이외의 다른 건물과 관련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기와 가마는 지상에 노출된 부분의 벽을 돌로 쌓은 반지하식 등요(登窯, 오름가마)로 회구부(灰丘部, 재와 같은 폐기물이 쌓여있는 부분), 아궁이, 연소실, 소성실(燒成室, 그릇이나 기와가 구워지는 부분), 연도부(煙道部, 굴뚝) 등이 모두 확인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사역(寺域) 서편에서 나성(羅城, 도성을 둘러싼 외곽의 성)으로 이어지는 경사면의 성벽 만곡부(彎曲部, 활모양으로 굽은 부분)일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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