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동안 지역발전 이끌었던 '대전의 관문'

100여년 동안 지역발전 이끌었던 '대전의 관문'

<대전개시 60년 그현장 그모습> (2)대전역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12 1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역과 함께 시작한 대전의 근대사= 대전시에서 편찬한 ‘근대문화유산목록화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근대건축은 개항(1876년) 이후부터 시작됐다고 설명돼 있다. 하지만, 대전의 경우 1904년 대전역이 설치된 이후부터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다. 항구를 열어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는 만큼이나 대전역의 개역이 갖는 의미는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 초창기 대전역 전경
▲ 초창기 대전역 전경
1905년 경부선 개통과 1914년 호남선 개통은 충청권의 중심을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동하는데 일조했다. 일제 침략정책의 하나로 건설된 철도를 따라 일본인들도 속속 대전으로 모여들었다. 당시의 충남도는 중추 도시가 크게 2개로 양분되어 있었는데 관찰사가 있던 공주와 홍성이었다. 이러한 양대 도시의 중추적 역할은 철도 교통의 발달과 더불어 1932년 도청 소재지가 대전으로 옮겨올 때까지 지속됐다.

충남 개도 100년사에는 경부선 결정과 관련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1895년에 선정된 경부 노선은 ‘서울~청주~영동~추풍령~부산’으로 연결되어 대전을 통과하지 않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호남선 부설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의 어려움 때문에 대전을 거쳐 영동으로 빠지는 경부선 노선으로 변경 결정된 것이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부설됨에 따라 대전은 지정학적으로, 그리고 교통의 요지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공주 중심의 전통적인 충남이 이제는 신흥 도시인 대전을 중심으로 개편되는 중대한 공간적 변화가 일어난다.

1905년 경부철도 전 구간이 개통되고 1913년 7월 1일부터 대전, 천안, 조치원 등 경부선의 주요 역에서 창구 업무 시작. 1910년 호남선 부설 공사 시작해 1914년 대전에서 목포까지 전 구간이 개통됐다. 이후 서대전역(1914년) 신탄진역(1938년), 회덕역(1930년), 가수원역(1937년) 등이 차례로 보통역으로 승격됐다.

▲ 현재의 대전역 주변모습
▲ 현재의 대전역 주변모습
◇지하철과 함께 시민의 발= 철도선 위에 세운 역사가 증축된 2004년 이후 대전역은 지역의 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2006년 개통한 지하철 1호선이 대전역을 거치면서 대전역 접근성은 매우 좋아졌다. 지난 한 해 동안 640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된 대전역은 올해 이보다 1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하루 이용객도 2004년 이후 매년 증가해 1만 4000여 명에서 2005년 1만 7000여 명, 2007년에는 1만 9000여 명까지 늘었다.

대전역을 오가는 기차 횟수도 증가해 20년 사이 하루평균 70여회가 늘었다.

KTX가 개통되기 전인 1989년 대전역을 통과하는 열차 종별을 보면 새마을호 30회, 무궁화 52회, 통일호 28회, 비둘기호 12회 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현재 대전역은 주중에는 KTX 105회, 새마을호 34회, 무궁호 52회 등 평균 191회의 기차운행을 유지하고 있다.

◇복합역사로 거듭나는 대전역= 대전역을 상징화하려고 해당 지자체들은 여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전역사를 증·개축해 대전을 대표할 건물로 만들어 시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것. 대전시와 동구청은 대전역 개발을 두고 방법론적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한다.

시는 민간자본의 투자로 만들 대전역에 대규모 쇼핑몰 입점은 할 수 없다는 입점 규제를 걸었다. 반면 동구청은 대규모 민간자본의 유치를 위해 대형 쇼핑몰과 유락시설 유치는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대전역에 백화점과 대형유통점을 입점시켜 대전역을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 역사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 철도시설공단에서 복합역사를 감안해 만든 조감도. 현재는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 철도시설공단에서 복합역사를 감안해 만든 조감도. 현재는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철도시설관리공단에서 이달 초 동구청이 제시한 복합역사에 대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하라고 시청에 내려보내 다시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전역 개발과 관련해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

동구청이 제시한 민자역사는 2000억~4500억 원을 투자해 12층~15층 규모의 민자역사를 건설하고 이곳에 대규모 호텔과 백화점 쇼핑센터를 입점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도 있었지만, 대전시의 대형마트 2012년까지 입점을 제할 할 예정이어서 마찰을 빚고 있다.

대전시는 대전역을 기점으로 동·서축을 연결하는 열린 공간과 시외 및 고속버스 환승 센터를 설치해 다른 교통수단 사이 벽을 허물기로 했다. 이 계획 역시 뚜렷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무산된 상태다.

대전역을 향한 뜨거운 논쟁은 대전시민들의 관심 역시 드높다는 것을 반영한다. 한밭에서 대전으로 발전을 가능케 했던 대전역인 만큼 시대에 맞는 위상을 갖추는 데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