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치안감급 인사에서 고무적인 점으로 받아들여지는 점은 지난 2006년 이후 명맥이 끊겼던 지역 치안총수 자리에 충청권 인사가 앉았다는 점이다.
충남경찰청장으로 임명된 박종준 치안감이 충남 공주 출신이다. 치안감 승진자도 타 시도에 비해서 결코 적지 않았다.
‘새내기 치안감’ 10명 가운데 충청출신은 2명이다. 다른 지역은 경북 2명, 경남 2명, 광주, 전남, 울산, 경기가 각각 1명이다.
이는 매년 고위직 인사에서 충청권 홀대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경찰 수뇌부와 정부가 충청권을 다소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고위직 중에서도 노른자 자리는 여전히 영호남 출신들이 독차지하며 충청권 인사는 뒤로 밀려나 있다.
강희락 전(前) 해양경찰청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돼 관심이 쏠렸던 신임 해경청장에는 이번 주초 전남 순천 출신의 이길범 전 경찰청 차장이 승진, 임명된 바 있다.
이 청장과 같은 시기에 치안정감을 단 김정식 현 경찰대학장(충남 예산)은 배제됐다. 본청 차장에도 호남 출신인 최병민 광주청장(전남 화순)이 자리를 꿰찼다.
치안 총수 밑으로 이른바 ‘빅 3’로 불리는 서울청장(주상용, 경북 울진), 경기청장(조현오, 부산), 본청 차장 등이 모두 영호남 출신들이다.
같은 치안정감 자리지만 이들 3자리보다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경찰대학장만이 충청권 인사인 김정식 대학장이 간신히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고위직 인사가 겉으로 보기엔 충청권 출신이 약진한 것으로 보이지만 속을 뜯어보면 여전히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실력 있는 지역 경찰인사들이 이유 없이 홀대를 받지 않도록 정치권 지원 등 지역의 역량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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