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대전지역에서 법인택시를 운전하기 위한 택시면허시험에 응시자가 크게 몰리고 있다.
하지만 면허시험에 합격한 응시자들의 택시기사 취업률은 30~40%에 그쳐 구직자들 사이에서 택시면허는 ‘보험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0일 대전택시운송조합에 따르면 대전지역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치르는 택시운전 자격시험에 올해 2월에만 220명이 접수, 지난해 2월 110명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극심한 불황에 거리로 내몰린 실직자나 자영업자들이 기피업종으로 불리던 ‘택시기사’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게 택시운송조합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택시면허 합격자 수는 늘고 있는 추세지만 신규택시기사들 상당수가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운전대를 놓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손님이 줄고 사납금은 오히려 오르는 등 돈벌이가 힘들어져 택시업계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역의 경우 지난해 11월 택시요금이 1800원에서 2300원으로 500원이 올랐고 지난달 법인택시회사들이 사납금을 7만 3000원에서 7만 8000원으로 5000원 가량 인상해 택시기사들의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시험에 합격한 A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다 실직해 택시운전 일을 해보려고 자격증을 땄다”며 “막상 일을 해보니 손님도 많지 않고 하루하루 사납금을 채우기도 벅차 택시기사를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했다는 B씨는 “지금 당장 택시운전을 하려고 시험을 본 건 아니다”며 “나중에 꼭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아서 자격시험을 치르게 됐다”고 당장 취업을 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현재 대전지역 법인택시는 3374대가 운행 중이고 택시기사가 4000여명이 있지만 2교대를 해야 하는 법인택시 특성상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전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실직자가 늘고 2종 보통면허 응시자에게도 자격증이 부여돼 지난해 말부터 응시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합격자의 상당수가 중도포기하면서 택시업계가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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