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고 떠난 그분... 5분의 고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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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고 떠난 그분... 5분의 고뇌가 그립습니다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위하여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11 12면
  • 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
지나 2윌 16일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수환 추기경이 향년 87세로 선종을 하면서 많은 분들을 슬프게 했다. 그러면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자서전을 많은 분들이 찾으셨고 1994년 발행되어 당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위하여>가 다시 비소설 부문 10위까지 단숨에 오르며 그 인기를 실감케 만들고 있다.

故 김수환기경님의 책은 올 해 2월에 새로 출간된 자서전 형식의<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편집한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이 요즘 출간된 책들이지만, 종교적 성격이 강하다보니 대중적인 인지도면에서는 약간 떨어지는 면이 있다. 이에 반해 , 신치구씨가 엮은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는 94년 최초의 김수환 추기경님의 책이었기에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초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고, 이에 힘입어 99년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 차례로 출간되면서 다시 한 번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인간적인 김수환 추기경의 소탈하면서도 해박한 말씀을 엮은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는 내용 자체도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딱 맞아 떨어지는 내용이기에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자 한국 카톨릭계를 대표하여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수환 추기경은 세례명 스테파노, 1922년 대구에서 할아버지 때부터 천주교 신앙을 이어온 독실한 카톨릭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어머니의 권유로 51년 사제 서품을 받고 대구대 교구 안동 성당과 김천 성당 주임신부, 66년 초대 마산 교구장, 6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면서 대주교가 됐다. 그리고 69년 교황 요한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 최초의 추기경에 서임됐을 당시 나이 47세로, 전 세계 추기경 136명 중 최연소 추기경이었다.

7-80년대 독재정권의 압력 속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을 옹호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런 영향으로 당시 명동성당은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했다. 98년 서울대 교구장을 은퇴한 후에도 강연과 사회활동을 통해 살아있는 시대정신을 보여준 현대사에 있어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이 책은 총 5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하는 그 존재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며,

2부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살아온 날들을 회상하며 생명의 존엄성과 여성문제, 신세대 문제등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신을 드러내고 있으며,

3부에서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가진자들의 반성, 사랑과 용서, 화해와 평화 등 공동체적인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으며,

4부에서는 90년대 당시 사회 문제였던 ‘개혁’을 중심으로 정치,경제,언론등의 모든 분야의 지도층 인사들과 국민 모두에게 보내는 양심의 소리를 담고 있다.

마지막 5부에는 한국 카톨릭 교회의 당면 과제에서부터 교회및 사제의 역할, 그리고 신앙인들의 실천적인 자세를 당부하는 충언을 마지막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은 참고로 94년 출간 당시 추기경 서임 25주년 기념문집으로도 유명했던 책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 이 부분이 요즘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거 같아 소개드린다.

무엇 때문에 사느냐 고 물으면 대부분 ‘왜 살기는 왜 살아? 사니까 사는 거지’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서울역에서 길을 가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할 것이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이면서 , 동시에 사람답게 살기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뜻도 담고 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놓고 매일 5분씩이라도 생각하면서 산다면, 우리는 분명 하루하루를 뜻 깊게 살아갈 것이고, 우리 이웃에도 도움을 줄 것이고, 우리 사회도 더 인간적인 사회로 변화될 것이다.

요즘처럼 인간적인 면이 사라지고 점점 서로를 불신하는 시대에 꼭 필요한 말인것 같다.

그리고 요즘, 모든 언론사들이 미디어통합법으로 논란이 많은데 언론에 대해서도 90년대 당시에 일침을 놓은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74년 당시, 청와대로 가서 박정희 대통령과 1시간 반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당시 언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오늘날 동아일보까지도 서울신문같이 사람들이 불신한다. 언론에 대해 불신한다는 것은 결국 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이 되고 정치에 대한 불신이 된다. 그런 불신으로 말미암아 오는 부작용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봐야 한다. 거기에 유언비어가 자연히 많을 것이고, 그 불신으로 국민이 갈라진다. 그러므로 언론의 자유를 너무 누려서 횡포를 부리게 되어서도 안되지만, 언론이 공정한 보도를 해줌으로써 국민 안에 신뢰가 회복될 때, 우리나라가 내적으로 힘을 얻는다.’

매스미디어가 끝까지 지켜야할 가치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뚜렷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무엇인지를 알고, 인간으로 존경하고 사랑할 줄 아는 것, 글을 쓰든 시를 쓰든 참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데서 우러나오고, 인간을 아름답게 키워주기 위해 봉사하는 것, 이것이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모든 것인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출발하기 위해 매스미디어를 인간화 시켜야 하고, 그래야만 세상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매스미디어의 인간화를 위해서는 먼저 그 종사자들이 참으로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마지막 남은 현금마저도, 우리 국민들을 위해 써달라고 유언을 남기고 떠나신 故 김수환 추기경님에게 정말로 감사드리며, 그 분의 뜻을 잊지 말고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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