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가 눈ㆍ비를 맞고 도로변에 그대로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부 태극기의 경우 깃대가 꺾이고 때와 얼룩이 묻어 있어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3.1절 기념으로 게양됐던 대전시내 가로변의 태극기가 눈과바람등으로 땅에 떨어져 더럽혀 졌던 상태로 게양돼 관리소홀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않다./지영철기자 |
3일 오전부터 눈과 비가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태극기끼리 엉키고 가로수에 태극기가 걸리는가 하면 깃대가 부러진 채 방치된 것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사정은 서구 둔산대로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역시 수십 여개의 태극기가 있지만 심하게 구겨지거나 검은 얼룩이 묻어 있는 것이 종종 발견되는 등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주민 A씨는 “3ㆍ1절 등 국경일마다 게양되는 대부분의 태극기가 구겨지고 얼룩이 심하게 져 있다”며 “올 10월 국제우주대회 등 국제행사가 잇따라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국인이 볼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현행 대통령령으로 지정된 ‘대한민국 국기법 제8조’에 따르면 ‘국기가 심한 눈ㆍ비와 바람 등으로 그 훼손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이를 게양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또 국기법 제10조에 ‘국기를 게양하는 기관 또는 단체의 장 등은 국기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국기ㆍ깃봉 및 깃대 등을 관리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태극기 관리규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행정당국은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구의 경우 태극기를 한번 게양하고 수거 할 때마다 27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돼 비용 부담 때문에 제때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게 구청 관계자의 전언이다.
다른 자치구도 비슷한 형편이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대로변 태극기는 자동차 매연으로 3번 정도 게양하면 때가 묻어 세탁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며 “예산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태극기를 바로바로 교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이어 “눈ㆍ비가 심하게 올 경우 태극기를 수거해야 하지만 정부에서 90주년을 맞은 4ㆍ13 임시정부수립 기념일까지 걸기로 해 수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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