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과 중부경찰서의 성매매집중단속과 맞물려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기는 유흥업소 등이 점점 더 자극적인 문구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 자극적인 문구가 거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
3일 대전 지역 내 한 야외족욕체험장. 이 장소는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하지만 이 체험장 앞엔 ‘미스미시 항시 대기’, ‘오셔서 왕이 되어 보십시오’ 등의 자극적인 문구가 선명히 노출돼 있다.
이 문구로 ‘호객꾼에 끌려간 당신, 내일이면 후회합니다’라는 행정기관의 문구가 오히려 자극적인 문구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역효과도 있다.
족욕 체험장을 이용하던 주민 정모(68)씨는 “주말에 손자들과 자주 오는데 손자들이 저런 문구를 볼까 걱정된다”며 “적어도 도로 쪽엔 선정적인 문구 등이 붙어 있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미 폐건물이 된 곳에서도 선정적인 문구는 그대로 붙어 있고, 지하철역과 시내버스터미널 주변에도 ‘황제처럼 모시겠습니다’ 등의 잘못된 호기심을 끌게 하는 플래카드가 수시로 붙어 있다.
유흥업소 등이 운영하는 탑차도 자극적인 문구를 걸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인근의 어린이집과 고등학교가 있는 곳엔 100m에서 500m 정도를 사이에 두고 성인용품점도 자리 잡고 있다.
이 용품점 앞엔 곧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아이를 둔 학부모 등의 불만 목소리가 제기될 가능성도 크다.
자치구 관계자는 “확인을 해 불법 플래카드 등은 단속하고 있고 간판이나 업체 등은 허가를 내준 것인지를 파악해 불법으로 붙어 있으면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불법물이 있으면 즉시 시정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관광체육부와 한국청소년 상담원이 2006년 대전 등 광역시 중고생을 대상으로 성매매 실태를 조사한 바로는 100명 중 2명꼴로 성매매를 경험했다.
한국사회조사연구소의 보고서에서는 중·고등학생의 8.5%가 성매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남학생은 그 수치가 15.1%에 달했다.
성매매를 할 수 있다는 대부분은 호기심에서 비롯됐다고 응답해 선정적인 문구 등이 청소년들에겐 왜곡된 성문화를 심어줄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손정아 느티나무 성매매여성 인권지원상담소장은 “자극적인 문구 등이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적 인식에 굉장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잘못된 호기심을 갖게 할 수 있다”며 “행정단속 등이 강력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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