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자 논산 구자곡초 교사 |
“나에게 상을 주는 날이잖아요. 이번엔 어떤 상을 줄까 생각하는 중이예요.”
오호라. 그렇구나. 별로 잘하는 것이 없는 아이, 가족 중에서 제일 못난이, 칭찬 보다 꾸중을 더 많이 듣는 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모두가 빛나는 보석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나를 알고 사랑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 아름다운 내가 되기 위하여 한 달에 한 번 실시하는 우리 반만의 특별프로그램이 바로 ‘나에게 주는 상’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이나 자랑스러운 것, 칭찬받고 싶은 것 등을 생각하고 상내용을 써서 자신에게 직접 상을 주도록 하였다. 책 읽을 때 재미있는 부분이 나오면 상상을 잘해서 ‘재미있게 읽는 상’, 잘 못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주는 ‘열심히상’, 항상 밝게 웃어서 ‘웃음상’, 방을 깔끔하게 정리하므로 ‘깔끔상’ 등 상 이름도 다양하다.
처음에는 잘한 것이 없다, 무슨 상을 주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쩔쩔매던 아이들이 자신이 잘하는 것과 장점을 찾아 상을 주고 상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지 모른다.
골똘히 자신에게 주는 상장을 만드는 아이들을 보며 빙그레 웃고 있는 데 세진이가
“선생님, 선생님께 상을 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선생님께 상을 많이 받았으니 우리도 선생님께 상을 드릴게요.”
“맞아요, 선생님. 우리 선생님께 상 주자.”
아홉 명의 천사들이 의기투합하더니 저마다 색지에 정성을 들여 선생님에게 주는 상장을 만드느라 교실은 사각대는 연필 소리로 가득하다. 아이들은 나에게 무슨 상을 줄까 기대되었다. 한참 후 아이들이 전해준 상장에 난 바보처럼 울고 말았다.
선생님께서는 매일매일 재미있는 말씀과 노래, 춤을 가르쳐 주시고 우리들에게 언제나 친구처럼 정답게 대해 주셔서 친구상을 줍니다.
선생님은 여행을 많이 가서 문화재를 보시고 우리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하여 알려주셔서 칭찬합니다.
우리 선생님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시고 우리가 궁금한 것을 말씀해주셔서 알려주는 상을 주고 칭찬합니다.
선생님은 매일 아침에 오실 때 우리들에게 미소를 지으시고 공부를 가르치실 때 친절하게 대해줘서 미소상을 드립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것을 알고 상을 준 우리 아이들로 인해 더없이 행복한 날이었다.
‘얘들아, 고마워. 그리고, 많이많이 사랑해. 너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이 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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