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임]3.1 절과 우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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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임]3.1 절과 우리 문화

[문화초대석]이수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악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02 20면
  • 이수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악장이수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악장
금번 3·1 절은 90회를 맞이하였다. 일본 제국주의의 압박에 항거함과 동시에 전세계에 우리민족의 자주독립을 선언한 숭고한 독립정신을 기념하는 날이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약 2000만 명 정도였는데 약 10%인 200만여 명이 만세시위에 참여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시위에 참여할 수 없었던 인구를 제외하면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5·4운동이나 인도의 독립운동도 삼일운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우리 국민성의 저력의 결과이다. 이 운동의 발상지도 우리 충청권인 아우내 장터였다.

▲ 이수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악장
▲ 이수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악장
이런 내용들을 상기하면서 내 직업병이 돋아난다. 이 상황을 유전자 구조가 같은 섭리로 원용해서 자기만족으로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보름 전 연정국악원에서는 우리의 전통민속행사인 대보름맞이 국악공연(송액영복-送厄迎福-나뿐 액운은 사라지고 복을 맞이한다는 뜻)과 달짚 태우기를 성대히 했었다. 근래 보기드물게 많은 시민이 참석하여 서로의 축복을 기원해 주고 소원을 빌었다. 이 역시 우리 대전·충청권 시민들의 저력에서 비롯된 우리 고유 정신문화의 발로(發露)로 이해하고 싶다.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겨 본다.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이는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 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 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 )가 부족하고 자비(慈悲)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 전통문화, 전통음악은 어느 위대한 작곡가에 의해서 천재적으로 작곡한 음악이 아니고 우리 고유 민족의 삶의 과정에서 슬픔과 즐거움, 노여움이 자연스레 우러난 음악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 민족의 혼을 빼앗기 위해서 일본은 우리 음악을 경시하고 멸살하고 서양음악을 장려하기 위해 온갖 책략을 자행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성의 저력과 선대들의 의지, 노력에 의해 이제는 학교 교육은 물론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 고유문화, 전통음악은 생활속에 더욱 활성화되면서 폭 넓게 보급될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 국민의 화합, 단결과 국위선양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임을 확신하고 예측해 본다.

지난 1893년 시카고 엑스포 당시 최대의 관심사는 20세기였는데 20세기는 어떤 세상일까 하는 것이었고 당시 74명에게 20세기 모습을 예측토록 했는데 그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전 세계가 통신망으로 하나가 되고 교통수단으로 하늘이 주도적으로 활용된다고 해서 예측이 잘 적중되었는가 하면(라이트 형제의 첫비행 1903년) 미국의 저명한 전기회사인 웨스팅하우스를 창립한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어떤 교통도 최대시속이 100마일(160KM)를 넘지 못한다고 예측했다는 것이다. 그 이상의 속도가 되면 여하한 브레이크도 그 교통수단을 멈출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고 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KTX는 시속 300KM 로 달리고 있다. 이 빗나간 예측이 오히려 내 생활에서 감사함을 주고 있다.

나는 여러 용무로 KTX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서울까지 불과 신문 한장 읽다보면 목적지에 도달한다. 공간과 시간 개념을 바꾸고 우리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초래, 대전과 서울을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어 외출하듯 오가게 한다. 이렇게 오가는 기차 창넘어로 펼쳐지는 들과 산의 풍경을 주시하다 보면 어느 새인가 세월의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감사함을 느끼곤 한다. 최근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남겨주신 사랑이 무엇인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새겨 보면서 현재 존재하는 내 자신 자체 또한 감사함이기에 작은 직분이던 큰 직분이던 진실로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다짐을 해 본다. 다만, 내가 예측한 것 즉 우리 문화, 우리음악의 폭넓은 보급과 생활화의 예측은 빗나가지 않을 것임을 전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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