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자]소비자와 함께 걷는 공동체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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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소비자와 함께 걷는 공동체 경영

[경제칼럼]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02 21면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얼마 전 음식점 ‘원산지 표시’지도를 나섰던 소비자 모니터가 사업자와 심한 언쟁을 벌였다. 미 표시 항목을 지적하면서 “쇠고기의 원산지 및 식육의 종류 모두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안내와 함께 앞으로 철저한 표시를 주문했더니 “장사도 안 되는데” 하면서 불쾌한 심사를 드러냈다. 경제위기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외식업체들은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단체의 활동을 음식점 운영자가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소비자 상담 내용에 대한 피해구제를 요청해도 사업자들의 반응은 선례와 비슷하다. 소비자가 50여만원에 구입한 애완견이 하루 만에 폐사해 사업자에게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에 근거, 구입가 환급을 요청했지만 결국 처리해 주지 않아 소송을 통한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애견산업이 경기불황으로 두 집 건너 하나 꼴로 문을 닫고, 100만원대에 거래되던 애완견 가격이 절반이상 떨어졌다고 하니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소비자와 단체 활동가의 요구를 사업자는 야속하다고 느낄 수 있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창조하고,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한 소비자 운동에도 걸림돌이 된다. 또한 소비자의 소리는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논리를 기계적으로 적용한 ‘사회적 다윈주의’식 영업이득에만 관심을 갖는 사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때문에 법률적으로나 상도의(商道義)에 합당하지 않아도 ‘환불 불가’,‘가입 후 환불 또는 양도는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등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을 내세워 중도 해지나 환불을 해 주지 않는 등 소비자권익을 침해하는 부당한 거래행위가 성행한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적용될 우리나라의‘소비자정책 기본계획’이 발표되었다. 정책 방향은‘실질적 소비자주권 실현’이다. 복잡한 경제적 문제에 직면한 소비자운동의 해결방식을 ‘소비자 권리’에서 찾는데 기본 방향은 믿을 수 있는 시장 구축, 역량 있는 소비자 육성, 책임지는 기업문화 확산, 효율적ㆍ능동적 정책추진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것은 “곡물가격, 금융위기, 사회적 책임과 기업책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권리는 세계 미래를 형성하는 가장 큰 이슈의 중심이다.” 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국제소비자기구 회장인 주스트 마텐스(Joost Martens)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소비자 권리는 사회ㆍ경제 제도 안에서 소비자가 향유 할 수 있는 기본 권리로 소비자기본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법률에 사업자들은 소비자의 안전권과 선택권, 보상권 등을 확보하도록 되어 있다. 경기 침체기일수록 소비자 권리와 이익옹호를 위한 사업자들의 노력이 돋보이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기 십상이다. 상품의 품질과 서비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소비자문제에 대한 즉각적이며, 확실한 피해구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과 마음을 열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엄청난 재원을 들인 광고보다 소비자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입소문 마케팅, 구전(口傳) 마케팅만이 경기 부진을 탈피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이런 연유로 사업자들은 고객친화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 활동 전 과정에 자기책임성(self-responsibility)을 실천해야 한다. 말로는‘고객 감동’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자기들 끼리 끼리만의 윈-윈’전략 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고객의 소리, 소비자 제안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는 공생공락의 공동체 경영으로 서로에게 선물을 주는 소통과 연대의 경영을 펴야한다. 더불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 속에 ‘소비자주의(consumerism)’가 살아 숨 쉴 때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서서히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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