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반영 자극적 전단지 홍수

25일 출근 전 신문을 펼치던 직장인 A씨는 신문과 같이 온 한 전단(傳單·광고지) 문구에 눈이 갔다.

‘최종부도확정, 억울합니다’라는 기존의 전단에선 보지 못했던 문구와 함께 억울한 사연이 제품목록과 함께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보통 신문에 껴 있는 광고지는 보지도 않고 휴지통에 버리는 데 이 문구는 눈에 확 들어왔다”며 “경제가 어렵다 하는데 전단 문구 하나만 봐도 알겠다”고 씁쓸해했다.

경제불황의 시대에 어떻게든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한 전단의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다양한 문구를 내걸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사투가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것이다.

‘눈물을 머금고..’, ‘억울합니다’ 등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목부터 ‘무조건 1000원’, ‘밑지고 팝니다.’ 등의 동정형, ‘딱 10일간’, ‘마감임박’등 고객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유형 등 전단에 쓰여있는 문구도 다양하다.

한 전단 유포자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그는 “솔직한 심정을 광고지에 쓴 것이다”며 “직접 와서 보고 판단할 수 있고,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이런 전단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심정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빙성이 떨어지는 전단 등의 광고가 자칫 소비자들에겐 잘못된 정보로 악용될 소지도 다분하다.

별다른 제재 없이 광고지가 주택 대문 등에 붙어 있거나 신문 등에 겹쳐 들어와 일반인들이 과대 광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매매 관련 업소의 명함 식 전단 뿌리기와 시내 중심가 위주의 무작위 전단 살포는 청소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시민 김모(28)씨는 “솔직히 전단을 받아보면 뿌리치는 게 대부분이지만 간혹 색다른 문구가 눈에 들어와 쳐다보게 된다”며 “신빙성이 가지 않지만 궁금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작위로 뿌리는 전단 광고는 대부분 믿어서는 안 된다”며 “잘못된 광고지를 뿌릴 경우 경범죄처벌법과 광고물 무단부착행위에 의한 즉결심판 정도로 10만원 이하의 벌금 및 과료에에 처하는데, 불법 행위 조사가 쉽지 많은 않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dearw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