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관 대전시 정무부시장 |
성공의 함정에 빠진 엑스포과학공원
하지만, 이러한 성공은 오히려 엑스포개최이후 효율적인 사후활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더 큰 도약을 지체하게 만들었다.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패러독스가 발생한 것이다. 별다른 수익구조가 없는 상태에서 17만평 부지 및 각종 전시시설물은 돈을 잡아먹는 거대한 공룡이 되고 말았고, 이러한 구조적·태생적 한계로 인한 적자누적과 침체는 결국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법인청산명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듯 성공의 덫에 걸린 큰 원인중 하나는 엑스포과학공원이 과학체험 및 교육이라는 단일 컨셉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사후 활용 계획에 대한 고민 부족
최근의 해외 엑스포 사례를 보면, 저개발 지역이나 낙후지역의 개발이라는 도시계획차원의 목적과 함께 지속가능한 경제적 성장동력원 구축을 위해 철저하게 사후활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영구시설보다는 임시시설을, 단일목적의 공간활용보다는 복합용도 활용으로, 공원형보다는 도시형을 지향하는 등 엑스포 개최 이후 사후 활용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92 스페인 세비아엑스포는 엑스포이후에 31개 전시관중 4개만 남기고 대부분의 부지를 호텔, 연구단지, 상업시설로 바꾸었다. 폐기물처리장 부지를 활용해서 포르투갈 최고의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변모시킨 ’98리스본 엑스포도 전형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었다.
작년에 개최되었던 스페인 사라고사엑스포는 비즈니스파크 조성을 목적으로 엑스포 개최 이전에 전시관 및 부지의 50% 이상을 미리 민간기업에 매각하기도 하였다. 복합개발을 통해 장기적 신성장거점을 만들어낸 도시 사례와 비교하면 엑스포과학공원은 더욱 아쉬움이 크다.
엑스포과학공원의 재창조 시동
이제 우리시도 “엑스포재창조”라는 이름으로 엑스포과학공원의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재창조 프로젝트는 현재의 과학공원을 과학체험 및 교육, 문화·관광·레저, 비즈니스·쇼핑, 휴식 등이 어우러지는 복합단지로 조성하여 세계적인 명품공원도시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를 비롯한 일반시민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현재 엑스포재창조 기본구상 및 민자사업타당성 검토 용역이 진행중이다. 용역 결과가 나오는 올 5월이면 사업의 방향과 밑그림이 도출되고, 올 하반기에는 공모과정을 통해 민간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사업과정에서 민간의 창의와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함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로 삼을 계획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
현재 엑스포과학공원이 지닌 잠재력을 감안하면 재창조프로젝트의 성공가능성은 충분하다. 엑스포과학공원은 교통접근성, 친환경성을 비롯하여 주변의 풍부한 과학·문화·예술·관광 여건 등을 갖춘 입지적 경쟁력으로 인해 각종 국책사업 및 비즈니스의 핵심기능을 유치할 최적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국가적 자부심이자 대전시민의 긍지인 엑스포과학공원을 우리지역의 일거리와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시키고 가능한 많은 외국자본과 기관, 기업이 유치되어 국제도시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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