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67%를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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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67%를 조심하자!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26 21면
  • 최충식 논설위원최충식 논설위원
무엇인가를 바꾸고자 하면 반대론자가 있기 마련이다. 한 세대 전 미국의 대학들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때의 반대 논리에는 여대생 33.3%가 교수와 결혼하게 된다는 것도 있었다. 당시 전체 여학생은 3명이었고 그 중 1명이 교수와 결혼했다. 그래서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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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 같이 방을 쓰면 둘이 67%다. 표본이 적은 퍼센트는 오도하기 쉽다. 3명 중 2명도 67%이고 1만명 중 6700명도 67%다. 퍼센트가 같다고 의미가 같지 않다. 그러기에 현미경의 아버지 로버트 후크는 67%를 조심하라 했다.

어제(25일)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첫돌을 맞았다. 벌써 1년 됐느냐고도 하는 반면에 남재영 기독교교회협의회(NCC) 대표는 대전기독교봉사회관 앞에서 “MB(이명박 대통령) 정권 1년이 10년 같다”고 술회했다. 일부 대학교수들은 MB 정부 1년에 D학점을 매겼다. 노무현 1년차 때보다 못하다는 가혹한 평가도 따랐다.

부정평가에는 기득권 친화적인 정책 추진으로 공정성 결여(176명, 66.67%)가 손꼽혔다. 근 67%다. 신문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니 대통령 지지율은 33.3% 근방을 오르내렸다(조선 33.5%, 중앙 32.2%, 한겨레 34.1%, 경향 32.7%). 지지자를 뺀 나머지의 합이 67% 정도다.

67%의 신비는 충남에도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은 충남 표의 34%를 얻어 33%를 얻은 이회창 선진당 총재의 33%와 막상막하였다. 단골을 잃으면 장사도 망한다는 생각을 가져봄직한 백분율이다. 대선 당시 절반 가까운 지지율(48.7%)을 다 까먹었지만 취임 100일째 한때는 7.4%의 위태로움에 처했으니 그나마 나아진 것이다. 취임 1년 시점의 대통령 지지도는 노태우 28.4%로 노무현 25.1%보다 높았다. 김영삼 55%, 김대중 55.7%였다.

▲ 장영우 그림(부분)
▲ 장영우 그림(부분)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부정평가를 종합하면 지배적 사고, 수직위계적 사고에서 벗어나라는 충고로 집약된다. “이명박은 아무리 어려운 일에 직면해서도 단 한번도 ‘안 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이정규, 정선섭 『황소 이명박』) 장점이 단점일 수도 있다. 한 우물 파는 것도 좋지만 그 땅이 맨땅이라면 얼른 다른 구멍을 찾는 융통성도 요구된다. 나머지 67%의 여망도 그 속에 있다.

작금의 지지도 회복은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넘어가면서 ‘무능한’ 여당과 ‘해로운’ 야당 사이에서 방황하는 민심의 체념적 지지까지 섞여 있다. ‘지지율 상승=인기도 상승’ 평가는 당연히 이르다. 폭탄 떨어진 자리에 또 다른 폭탄이 떨어질 확률은 여전히 같다. 상승 국면에 약간 치우친 강보합세 정도로 보고 겸손하자는 것이다.

프로야구에 2년생 징크스가 있다. 데뷔 첫해 뛰어난 성적을 낸 신인이 2년차 성적이 저조하다. ‘운’ 아닌 ‘실력’이 작용한 선수는 다음해도 좋은 해다. 집권 2년차, 실력이든 운이든 뭐든 보여주기 바란다. 현 경제 상황에 10명 중 7명은 “환란(IMF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고 한다. 대통령이 2년생 징크스에 빠지면 국민만 불행해지고 불쌍해진다.

67%의 신비는 계속된다. 경실련 여론조사 결과, 초년생 대통령이 “비민주적”이라는 응답도 67%에 달했다. 67%를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33%도 조심하라. /최충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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