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앞두고 ‘기숙사 피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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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앞두고 ‘기숙사 피싱’ 등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25 6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올해 아들이 대전 모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학부모 B씨는 24일 오전 수상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익명의 여자로부터 “아드님의 기숙사 비가 입금되지 않았으니 불러주는 계좌번호로 기숙사 비를 입금하라”는 전화였다.

등록금과 함께 기숙사 비를 냈던 B씨는 순간 ‘기숙사 비를 안냈던가?’ 하는 착각이 들었지만 침착하게 “입금한 것 같은데요”라고 답했다. 지로용지로 납부한 기억이 선명히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 여성은 “입금 처리가 되지 않았다. 빨리 (기숙사 비를)입금하지 않으면 다음 순위 학생이 입사하게 되니 알아서 하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계좌번호도 알려주지 않은 채…….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 B씨는 당장 학교로 확인전화를 걸었고 혹시나 했던 걱정은 기우였음이 확인됐다. 분명히 기숙사 비는 납부돼있었고 아들은 입사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그런 전화를 한 적도 없노라고 했다.

#충남에 사는 C씨는 최근 이상한 문자를 한 통 받았다.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도 없는데 기숙사비가 입금되지 않았으니 전화를 달라는 문자였다고 한다.

C씨는 “문자를 보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문자가 잘못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며 “말도 안 되는 문자여서 전화는 하지 않았지만 내 전화번호가 범죄자들에게 유출됐다고 생각하면 씁쓸할 뿐”이라고 말했다.

보이스 피싱에서 문자 피싱, 등 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는 가운데 이처럼 신학기를 앞두고 기숙사 입사 예정 자녀를 둔 학부모를 겨냥한 일명 ‘기숙사 피싱’이 등장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이유는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기숙사의 경쟁률이 치열하기 때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비교적 저렴한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면 고액의 생활비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B씨는 “기억이 났기에 망정이지 등록금과 함께 납부한 기숙사 비를 기억하지 못했다면 송금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잠깐 동안은 아들이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실제 기숙사 비를 그런 식으로 받는 학교는 거의 없지만 학교사정에 어두운 학부모라면 송금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반드시 학교에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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