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대부분의 민간 기업들이 기본연봉을 삭감하고 성과급을 반납하는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정부가 신규채용 억제와 대졸 초임 삭감, 행정인턴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업계층에게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대전·서구을)이 국토해양위원회 산하 20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2008년도 2급 이상 간부 연봉 총액을 분석한 결과, 임원진(기관장, 감사, 상임이사)의 평균연봉은 1억 5500∼2억 158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관장 연봉이 전년보다 상승한 곳은 7곳이나 있었고, 임원진 가운데 경영평가 성과급이 8,000만 원 이상 증가한 곳도 3곳이나 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기관장보다 높은 감사의 연봉 수준이다. 이는 기관 대부분이 감사의 보수를 별도로 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의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대한주택공사로, 기관장보다 7400만 원 많은 2억 6200만 원을 기록했다.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도 기관장보다 많은 2억 이상을 감사에게 지급하고 있다.
20개 기관 중 지난해 최고의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주택공사 감사로, 전년에 비해 8900만 원이 증가한 1억 7400만 원이다. 철도공사 감사도 전년보다 8700만 원이 오른 1억 7400만 원이었다.
임원진을 제외한 고위직 간부의 경우, 부장 직급 이상에 해당하는 1급과 2급의 비율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철도공사가 지난해 성과급 500%로 가장 많이 받았다.
성과급을 포함한 평균연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상위 10개 기관의 1급 평균연봉은 1억 1100만 원에서 9600만 원, 2급이 9500만 원에서 8300만 원 수준이었다.
특히, 2급 이상의 총급여액이 605억 원인 철도공사가 공기업 개혁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감축인력은 610명(정원의 2%)으로, 이들의 총급여액은 427억 원이다.
2급 이상의 연봉을 20% 삭감할 경우, 철도공사가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은 121억 원 수준으로, 대졸 초임을 연봉 3000만 원으로 가정했을 때 신규인력을 403명이나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재선 의원은 “공기업 개혁안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존재한다”며 “기관장을 비롯한 2급 이상 고위직 연봉 삭감 없이 사회 초년생인 취업계층에게만 고통을 떠넘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