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진 항공우주연구원 원장 |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전세계적으로 자국을 중심으로 활용해오던 지구관측위성 자료를 공동으로 활용해 기후변화나 자연재해 등 전 지구인의 안녕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인터내셔널 차터(International Charter)’와 ‘유엔 스파이더(UN SPIDER)’ 등은 국제협력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인터내셔널 차터’는 홍수, 화산폭발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가입 기관들의 재해지역을 최우선적으로 촬영해 해당 국가에 영상정보를 제공,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엔 스파이더’는 유엔의 재난재해 관리 지원 프로그램으로 재난관리를 위해 모든 국가가 모든 유형의 우주기반 정보를 수요국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세계 삼림보호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브라질,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 수십 개국에 삼림지대 사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위성사진을 이용해 불법 벌채 적발과 삼림 화재 진압 등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우주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국제협력 프로젝트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전지구관측시스템(GEOSS)’은 대기, 해양, 육지, 생태계 등 모든 지구시스템에 대한 현장관측(in situ observations), 항공관측(airborne observations), 우주 기반 관측(space-based observations)을 망라하는 통합시스템이며, 유럽연합(EU)과 유럽우주청을 중심으로 한 ‘전지구관측(GMES)’ 프로젝트는 환경과 안전 분야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 감시자(Sentinel Asia)’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재난관리를 위해 지구관측위성 데이터 등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실용위성 분야에서 선진국의 위성 기술에 뒤지지 않는 위성 제작 기술을 갖추고 있다. 위성의 운용과 위성영상의 활용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독자기술로 개발한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가 위성영상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아리랑 2호에 이어 올해에는 통신시험, 해양탐사 및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할 통신해양기상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며, 내년에는 밤낮이나 구름의 유무에 관계없이 레이더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5호, 2011년에는 0.7m급 해상도의 고정밀 전자광학 카메라를 탑재한 다목적 실용위성 3호 등이 차례로 발사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나라도 위성자료의 활용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국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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