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산 충남경찰청 정보 1계장 |
다음은 ‘함정단속’이라는 왜곡된 용어를 생각 없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함정’의 의미는 ‘짐승을 잡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 즉, 남을 해치기 위한 계략으로 보면 될까? 범죄수사에서는 범죄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거짓된 정보나 계략을 써서 범의를 갖고 범죄를 실행하도록 한 후 수사 하는 것을 함정수사라 하여 명백한 위법 행위로 본다. 그러나 교통단속에서는 운전자에게 법규위반 의도를 갖게 한다는 것이 불가능 하다. 억지 논리를 펴자면 엉터리 교통표지판을 만들어 위반하도록 하고 단속한다면 가능할까? 주민들이 주장하는 내용이라지만 언론도 용어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모든 운전자는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자동차를 운전 할 수 있다.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다. 법 규정 및 운전자가 지켜야할 사항, 안전운전 등에 대해 시험을 거쳐 통과한 사람만이 갖는 자격증이다. 엄격한 규정을 두는 것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속 당하는 운전자 입장에서 본다면 억울할 수도 있으나 주위를 잘 살피는 것은 운전자가 지켜야할 기본인 것을 이미 시험을 통해 알고 있다. ‘법’이나 ‘속도 측정기’는 감정이 없음도 알아야 한다.
“해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마라”고 하여 폭소를 짓게 했던 어떤 개그프로가 생각난다. 소음과 배기가스를 내뿜으며 질주하는 차량, 살을 에고 손발이 부르트는 황량하고 삭막한 도로에서 맨몸으로 추위와 고통을 묵묵히 견디며 한 건의 교통사고라도 줄이고 단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노력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는 하지 못하더라도 억지논리로 사기는 꺾지 말아야한다.
수년 전 보도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자동차 1만대 당 8명으로 일본 1.2명, 영국 1.3명, 미국 2명 등 선진국에 비해 몇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접했다.
이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의식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어떠한 수준인지 가늠케 해 주는 좋은 척도이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려는 경찰의 교통 법규 단속을 원망하지 말고 운전자 스스로 교통 법규를 잘 지키려는 의식 함양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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