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세대론과 청년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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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세대론과 청년실업

[기자수첩]이종섭 사건.법조팀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23 7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우리사회에서 본격적인 세대론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초 서태지의 등장과 맥을 같이 한다. 물질적 풍요 속에 자라난 민주화 이후의 세대, 전통적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 ‘탈근대적’ 사고 방식을 지닌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신세대’란 이름을 붙였다.

▲ 이종섭 사건.법조팀
▲ 이종섭 사건.법조팀
원조 ‘아이돌’격인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당시 ‘문화적 센세이션’이었으며, 신세대의 ‘아이콘’이었다. 서태지의 음악에 열광하며 힙합 패션을 따라하는 10대들, 자기중심적이고 일탈적 성향이 강한 신세대의 문화를 해석하기 위해 곧 이어 등장한 것이 바로 ‘X세대론’이다.

이후 우리사회에는 ‘N세대’를 비롯해 무수한 세대론이 등장했다. ‘386세대’와 같이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 이전 세대들에 대한 규정 역시 이후에 등장한 것들이다.

몇 해 전부터는 ‘88만원 세대’가 등장했다.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의 임금 비율 74%를 곱하면 88만원이 나오고, 20대의 대부분이 이 88만원짜리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빗댄 말이다.

전국적으로 청년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내 놓는 청년실업 대책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ㆍ임시직 일자리를 전전해야하는 20대들 사이에 ‘인턴세대’라는 자조섞인 말도 등장한다.

세대란 본래 특정한 시대의 사회ㆍ문화적 특성을 공유하는 하나의 연령집단을 가리킨다. 과거의 세대론이 문화적ㆍ정치적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면 지금의 세대론은 경제적 상황과 맞닿아 있다.

‘88만원 세대’는 다름 아닌 과거의 ‘X세대’, ‘N세대’다. 톡톡튀는 개성을 잃고 ‘88만원 세대’로 전락한 그들이 희망적인 새로운 세대의 이름을 얻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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