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김 추기경의 각막기증 소식이 알려진 후 17일 하루에만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온라인 장기기증 등록자는 하루 평균 25명에서 151명으로 6배 이상 늘었고, 관련한 전화 문의도 2배 이상 늘었다는 것.
▲ 故 김수환 추기경 사랑의 장기기증 사실에 장기기증 신청과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19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이전보다 10배나 증가한 문의와 장기기증 신청서 발송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보내 우편물 작업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이민희 기자 |
백명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국장은 “김 추기경님은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삶은 아름다운 것이며,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많은 이들이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에 동참하게 만드셨다”고 말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장기 기증 문의를 하러 온 가톨릭 신도 서모씨(45)는 “생전에 항상 하셨던 ‘사랑하라’는 말씀을 마지막까지 몸소 실천하고 가신 김 추기경님의 모습에서 서로 시기하고 반목하며 헐뜯기에만 바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며 “우리 사회가 사랑했고 존경했던 큰 어른인 김 추기경님이 ‘지금 이 시간 우리 서로 사랑하자. 마지막 단 한순간만이라도 남을 위하여 살아보자’는 말씀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불교신도 정모씨(58)는 “지난 2005년 각막과 시신을 기증하셨던 법장 스님이 떠오른다”며 “역시 우리가 존경하는 성직자분들의 삶은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설립자인 박진탁 목사는 “김 추기경님은 지난 89년 서울에서 진행된 세계성체대회때 각막기증을 약속했던 뜻에 따라 강남성모병원에서 각막적출이 이뤄져 두 시각장애인에게 새 빛을 찾아주게 됐다”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어려운 이들과 나누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던 고인의 큰 사랑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황승기 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대전남부교회 원로목사)은 “죽음의 거룩한 유산인 각막기증을 통해 시대를 아울렀던 종교계 거인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보게 된다”며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후 장기기증을 통해 우리의 생명을 이웃과 나누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백명자 사무국장은 “장기기증은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라며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라면 지휘 고하나 재산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으므로 국민운동으로 번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19일에는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염습과 입관 절차가 치러졌고 조문은 빈소가 마련된 각 지역 성당마다 이날 자정까지 계속됐다.
20일 오전 10시에는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와 강론으로 장례 미사가 진행된다. 장례 미사가 끝나고 김 추기경의 유해는 명동성당을 떠나 경기도 용인시의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에 옮겨져 안장된다. 22일 정오에는 명동대성당과 용인성직자 묘역에서 각각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주교의 주례로 추도 미사가 올려진다./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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