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총괄-청년실업, 고용없는 소비도시
2. 졸업하자마자 실업자 신세, 고용대란 우려
3. 일할 곳이 없다 Vs 일할 사람이 없다
4. 숫자놀음 일자리 만들기
5. 전문가 의견
5. 전문가 의견
고용대란이 가시화 하고 있다. 이달 중 쏟아져 나올 지역의 고교 및 대학졸업자 상당수가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과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지역 차원의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지역의 고용 창출 전망 역시 어둡다. 충남대 중소기업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대전지역의 재계와 학계 등 관련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고용창출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크게 앞서고 있으며, 지역의 취약한 산업기반과 구인ㆍ구직의 눈높이 불일치, 악화된 경기 상황 등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지역 경제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고용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효철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별 경제력과 산업구조의 차이, 노동력의 인구학적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고용 및 일자리 창출 정책은 효율성을 갖기 힘들다”며 “지역 노동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일종의 ‘고용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지역의 실정에 맞는 특화된 일자리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악화로 신규 고용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인력수급의 불일치 현상을 줄여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대전발전연구원 김기희 박사는 “지역 경제를 견인할 대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마찰적 실업을 줄여나가는 것은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기존에 재취업자 중심으로 짜여진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간 대전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지역의 전략산업 및 신성장 산업과의 연계성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산업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전은 연구개발특구와 교통 편의성 등 인프라를 살려 지식기반서비스 및 컨벤션 등 고도화된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이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광역경제권의 개념에서 적극적인 기업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박창귀 과장은 “일자리 창출에 있어 기업유치는 필수적이지만 이는 광역경제권의 개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대전은 인근 시ㆍ군과의 연계를 강화해 광역경제권 차원에서 유리한 기업 입지를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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