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 탓에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복정신보다는 사리사욕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주민들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일상에 바쁜 주민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기대 했는데,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고 푸념하는 것 같다.
▲ 최호택 배재대 교수.(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
그러나 이제는 80%이상의 바른 의원들이 주민앞에 당당해져야 할 때이다. 그래야만 의회가 발전하고 지방자치가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지방의회가 기죽지 말고 위풍당당하게 나가길 바라며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자치단체와의 관계에서 비굴하지 말라. 주민의 대표가 비굴하게 구는 것은 주민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눈앞의 작은 것을 얻기 위해 하는 일탈행동들은 결국 자신이나 자신을 지지해준 분들의 중요한 것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소탐대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 정당한 급여를 당당히 요구해라. 유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하에서는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무의 성격, 양, 환경 등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주민들에게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셋째, 해외공무여행 당당히 나가라.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볼 수 있다고 했다. 견문을 넓혀야 미래가 보인다.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당당하게 나가 제대로 보고,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우선당장 활용되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왜냐하면 당신의 소중한 경험이 이지역의 사회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당이나 지역 국회의원 앞에 당당해라. 지방의원들은 주민들의 대표기관이지 절대 정당이나 지역 국회의원들의 하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정치현실에선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당당하게 지역주민의 대변자로서의 위치를 확보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이상의 당당함을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지방의회와 의원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지방의원은 경조사나 쫓아다니는 사람이 아니다. 주민을 대표하여 입법활동, 정책개발, 예산심의, 집행부감시 등을 통하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늘 사람 있는 곳만 쫓아다니는 행태는 이제 과감히 버려야 한다.
둘째, 그동안 일부의회와 의원들에 의해 실추된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 문제는 초심의 정신만 지키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주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출마했지 돈 벌기 위해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당당함의 근원은 아는 것이다. 알아야 힘이 생기는 법이다. 언제까지 주위의 도움으로 그 자리를 연명할 생각인가? 이제 과감히 책을 펴고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주민의 투표에 의해서 당선된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표하는 대리인인 것이다. 그대들의 행동이 주민의 수준을 결정짓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제 자긍심과 당당함으로 나아가길 소망한다.
지방의회여! 무엇이 두려워 그리 움츠리는가? 위풍당당하게 일어나 기(氣)충천하여 IMF때보다 힘들다는 올 한해 지역발전과 주민들을 위해 많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 주민들은 언제나 당신들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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