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처방보단 현실적 대책을

  • 경제/과학
  • 취업/창업

땜질식 처방보단 현실적 대책을

<고용위기, 청년일자리를 만들자> 4. 숫자놀음 일자리 만들기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19 6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글 싣는 순서>
1. 총괄-청년실업, 고용없는 소비도시
2. 졸업하자마자 실업자 신세, 고용대란 우려
3. 일할 곳이 없다 Vs 일할 사람이 없다
4. 숫자놀음 일자리 만들기
5. 전문가 의견


4. 숫자놀음 일자리 만들기

경제 위기로 사상 최악의 고용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대책이 ‘숫자놀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몇 만개니 몇 십만개니 하는 일자리 숫자가 대부분 단기ㆍ임시직 일자리인데다, 그 산출 근거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반짝 실업률을 줄어보겠다는 ‘땜질식’ 처방으로 비춰지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는 올해 초 4대 강 살리기 등 이른바 ‘녹색뉴딜’사업을 통해 4년간 9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자리 숫자 자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산출된데다, 현실화돼도 95% 이상이 건설ㆍ단순생산직으로 채워지고, 청년일자리도 10% 정도에 불과해 장기 불황에 따른 실업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정부가 내놓은 청년 인턴 등의 실업대책 역시 이미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대전시도 올해 1만 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기업 및 콜센터 유치, 청년고용 확대, 전국체전과 서남부 개발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의 청년 실업대책 역시 초점이 인턴 등 임시 일자리 만들기에 맞춰져 있어 쏟아져 나올 지역 대졸 실업자들의 고용대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대전시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업 유치 계획도 산업용지와 아파트형 공장 분양을 통해 200개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수치 상의 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추상적인 수준의 일자리 숫자가 얼마나 청년층의 고용을 흡수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질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최효철 대전대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정책이 숫자놀음에 그칠 경우 오히려 노동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의 입장에서 보다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 안정적인 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업무가 지나치게 분산돼 있는 것도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대전시의 경우 일자리전담 부서를 두고 있지만 사업성격에 따라 관련 업무가 여러 부서로 분산돼 있으며, 지역 내 관련 기관과의 통합ㆍ조정 기능이 미흡한 것도 현실이다. 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업무의 지나친 분산은 고용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저해 할 수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 지역 고용정책 전반을 기획ㆍ조정하는 실질적인 단일 의사결정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정책이 지역의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짜여지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한다. 대전발전연구원 김기희 박사는 “예산자율권 부족으로 지역의 실정에 맞는 일자리 정책 수립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효율적인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예산을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결정된 정책과 사업에 맞게 예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4.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5.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