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천동지구 미분양 전세전환 '갈등'

대한주택공사가 동구 천동지구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하자 기존 분양계약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동구 천동 휴먼시아는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해 전체 763세대 가운데 335세대가 분양돼 분양률 44%를 보이고 있다.

주공은 준공후 미분양 지구는 대금납부 완화, 무이자할부, 전세전환, 임대로 유형 변경 등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주공은 천동지구를 악성미분양 현장으로 분류하고 지난 13일자로 미분양 세대 428세대를 전세로 전환했다.

주공은 19일부터 동호지정 선착순 계약을 시작으로 2년 전세계약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기존 분양계약자들이 주공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라며 주공측에게 강하게 민원을 제기했다.

수분양자는 지난해 11월 입주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고 지난 16일 최종으로 취득세를 납부했다.

이들은 주공측이 이런 상황을 지켜보다 취득세 납부가 끝나자 마자 전세로 전환해 수분양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주공은 천동지구 전세가를 전용면적 75㎡~108㎡를 6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산정했다. 이는 기존에 나와 있는 수분양자들의 전세물량보다 세대당 1000만원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분양자들은 주공이 기존계약자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행정절차를 진행한 점에 대해 정신적, 재산상의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분양자 A씨는 “임대단지가 따로 있는데 분양자에게 아무런 고지 없이 미분양 세대를 전세로 전환하는 것에 어처구니 없다”며 “주공이 부득이 미분양 전세전환 시는 수분양자들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재계약을 하던지 사후 대안을 제시하라”고 밝혔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지난 IMF 당시에도 관저 9단지, 금산상리, 조치원 신흥지구 등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며 “천동지구도 준공후 미분양인 악성물량으로 회사 지침에 따라 전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공은 올해 유성 봉산지구, 천안 방죽안, 보령 동대 등 입주예정지구도 분양률이 낮을 경우 천동지구와 같은 절차를 밟을 예정으로 갈등이 확산될 우려도 낳고 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