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고 뽑히고... 버려진 학교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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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고 뽑히고... 버려진 학교운동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19 6면
  • 김경욱 기자김경욱 기자
학업성취도 공개 등으로 교육청과 일선 학교 등에서 학력신장 정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에 반해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안전은 도외시되고 있다.

대전지역 다수의 학교 운동장 놀이·체육 시설이 노후화됐고, 일부는 균열이 일고 파열된 상태로 방치돼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 일선 학교 운동장 놀이·체육시설 곳곳이 노후화된 채 방치돼 있다.
▲ 일선 학교 운동장 놀이·체육시설 곳곳이 노후화된 채 방치돼 있다.
10일 후면 대부분 학교가 개학에 들어가, 따뜻한 봄 햇살 속에 뛰어놀 아이들의 안전대책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19일 서구의 A 초등학교.
이 학교는 이 날 종업식을 끝내고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여러 놀이기구를 이용하며 봄방학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동장 시설 곳곳은 노후화돼 있어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미끄럼틀은 착지하는 부분의 받침대가 끊겨 아이들이 미끄럼타고 내려오다 다칠 우려가 있었다. 철봉도 곳곳이 훼손되었고 일부는 심하게 흔들렸으며, 씨름판도 곳곳이 푹 파여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A 초등학교 옆의 B 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축구 골대 그물망은 여기저기 찢겨 있었고, 농구 골대 쇠 그물망 역시 온전치 못한 채 갈기갈기 찢겨있어 쇠 그물망을 뜯을 수도 있었다.

서구의 또 다른 C 초등학교에선 시소 놀이기구가 받침대도 없이 흉하게 방치돼 있었고 누구나 쇠로 돼 있는 시소의 일부 부품을 가지고 놀 수도 있었다.

그네는 줄이 곧 끊길 것 같은 상태로 있었고, 그네 밑은 얼음 빙판이 고스란히 있어 발을 헛디딜 수도 있었다.

동구의 D 초등학교에선 층층으로 돼 있는 정글짐이 일부 끊겨 아이들이 발을 헛디뎌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담장도 낮아 3m 이상만 축구공을 차면 공이 그대로 인근 도로까지 넘어가 차량의 안전운행에도 지장을 가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이날 찾은 학교 대부분이 대동소이했다.

학부모 윤모(45)씨는 “교육기관에서 학력신장만 외치는데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위한 안전대책이 더 중요치 않느냐”며 “스스로 아이들에게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불평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놀이·체육 시설물 교체는 일선 학교에서 담당한다”며 “아직 시설물 개선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 교사는 “학교 예산만을 가지고 노후화된 시설물을 교체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시는 교육기관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초ㆍ중학교의 낡고 오래된 놀이ㆍ체육시설을 전면 개선코자 1년간 8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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