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각급 학교에서는 졸업식이 한창이다. 우리 세대 때의 엄숙했던 풍경과는 달리 요즘 졸업식에는 랩과 댄스, 사물놀이까지 등장하는 등 이색적인 졸업식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고 한다. 밀가루를 뿌리는 것은 이제 옛일, 교복 찢기와 계란 던지기, 심지어 소화기까지 등장한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란 말이 실감 난다.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졸업이란 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는 변함이 없다.
▲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 |
미래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품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선에 서 있는 졸업생들에게, 환한 미소로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전하고 싶지만,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년실업문제를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씁쓸해진다.
올해 2월, 고등학교와 대학의 졸업 예정자는 60만 명에 이르지만 당장 취직할 곳을 찾지 못해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하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기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 경기가 침체해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하고 그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위기는 곧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기회다. 지금이야말로 내일을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만들기 위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통닭집사장으로 신명나게 일했던 20년
대학을 졸업한 지도 벌써 40여 년이 다 돼 가지만, 졸업 후의 진로를 놓고 이런저런 고민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학 졸업 후 나는 통닭집을 열었다. 처음 개업 준비를 하며 벽에 못질하고 있을 때, 형님이 찾아와서 대학까지 졸업한 놈이 고작 통닭집이 뭐냐며 테이블을 다 부수고 갔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 당시만 해도 대학을 나와서 통닭집을 한다는 것이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였을 시절이다.
통닭집만 20년, 우스갯소리로 온양에서 우리 집 통닭을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이 있다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한 번도 남들 앞에서 부끄럽게 생각한 적이 없었고 항상 최선을 다해 신명나게 일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좋게 보신 분들이 지역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나에게 도움을 청해오셨고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왔던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젊은 시절, 지금의 내가 정치인이 돼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처럼, 인생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 평생의 직업을 선택할 때에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졸업은 또 다른 배움의 시작
졸업을 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배움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80살 먹은 노인이라도 3살짜리 아이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배움에는 끝이 없다. 자신을 발전시키려면 평생 배움의 자세를 버려선 안 된다.
나이가 들었다고 이제는 늦었다고 배움의 자세를 늦춘다면 그것은 삶에 대한 열정이 식은 것이며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젊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이야말로 이 시대가 정말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사회인으로서 인생의 제2라운드에 서게 될 졸업생들에게 젊은이다운 꿈과 패기를 가지고 힘차게 전진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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