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다음달부터는 롯데가 지역 소주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전망으로 이들 두 업체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업체간의 갈등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주)선양이 산소소주 ‘O2린’에 대해 ‘산소가 3배 많아 1시간 먼저 깬다’라는 소주 광고를 시작한 것이 발단이 됐다.
경쟁업체인 진로는 이 광고문구에 이의를 제기하며 9월 1일 선양의 O2린 광고가 과장광고라면서 공정위에 제소했다. 이후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지자 진로 측은 열흘 뒤인 10일 이를 취하했다.
당시 진로의 공정위 제소 취하 배경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그 후 또 다시 선양의 소주광고가 과대광고라며 진로가 제소한 내용과 같은 내용이 개인명의로 공정위에 제소됐다. 이에 대해 선양측은 진로측의 한 관계자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는 지난 11일 선양의‘산소가 3배 많아 1시간 먼저 깬다’는 소주 광고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공정위의 이번 결과에 대해 진로 대전지점 측은 “선양은 대전ㆍ충남지역 소비자들에게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앞서 “이번 결과를 지역 소주 시장에 대대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선양 과대광고에 관련된 내용을 모아 언론사에 배포했다.
여기에 질세라 조용하던 선양도 입장을 밝혔다. 선양측은 “이번 공정위 제소 및 의결 과정에서 소주업계의 대기업인 진로가 지방 향토기업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저질 언론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입장을 표명해 두 회사의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을 낳고 있다.
두 회사간의 지역사회 환원 활동 경쟁도 치열하다. 선양이 마사이 마라톤대회를 비롯해 숲속에서 맨발걷기, 지역알리기 캠페인, 1사1촌 자매결연 등의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는 반면, 진로는 지난 2005년부터 대전시티즌에 7억5000만원 후원 등 지역축구 저변확대를 위한 지원과 함께 난치병 어린이 의료비 지원 등을 전개하고 있다.
선양과 두산이 이처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지난달 두산소주 ‘처음처럼’을 인수한 롯데소주도 다음달부터 지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여 소주시장은 기존 2파전에서 3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주류업계 관계자들이 롯데소주가 지역색이 강한 경상도와 전라도보다 충청지역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19.5도, 순한 소주의 독한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대전ㆍ충남지역 소주시장 점유율은 선양이 46.07%, 진로가 48.81%인 것으로 집계됐다./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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